전력은 21% 줄이고, 속도는 10.7Gbps까지
메모리 경쟁의 기준선이 한 칸 올라갔어요. 이전 세대인 LPDDR5X가 주력으로 자리 잡은 지 2년쯤 지난 시점에서, 그다음 세대인 LPDDR6의 첫 검증 무대는 삼성전자가 먼저 밟았습니다.
삼성전자는 23일 16GB(기가바이트) LPDDR6을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익스트림 6세대’ 플랫폼에서 최대 10.7Gbps(초당 기가비트) 입출력 속도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어요. 업계 최초 기록입니다. 검증은 초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이어진 양사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게 회사 설명이죠.
낯선 숫자를 한 번 풀어보면요. 메모리는 스마트폰 안에서 프로세서가 쓸 데이터를 잠시 얹어두는 작업대 같은 부품이에요. 이 작업대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폭이 넓을수록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는데, 그 폭을 가리키는 값이 대역폭입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LPDDR6은 초당 최대 114GB를 오갈 수 있어요.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에서 병목이 생기던 구간을 상당히 넓혀놓은 셈이죠.
전력 관리도 함께 챙겼어요. 연산 부하에 따라 전력 사용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적용해, 이전 세대인 LPDDR5X와 비교해 전력 효율을 최대 21% 끌어올렸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체 LPDDR 출하량 가운데 LPDDR6 비중이 2027년 3%에서 2030년 39%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이번 검증이 나온 배경에는 퀄컴의 신제품 발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퀄컴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콘퍼런스 ‘스냅드래곤 서밋 2026’을 열고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 엘리트 6세대와 익스트림 6세대를 공개했어요. 최첨단 2나노미터(nm) 공정으로 만든 두 칩에는 오라이온 중앙처리장치(CPU), 아드레노 그래픽처리장치(GPU), 헥사곤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들어갔습니다. 스마트폰이 사용자 의도를 먼저 읽고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가 이번 세대의 핵심 키워드예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아도 AI가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새로운 차원의 시대가 왔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서밋 기조연설에서 한 말입니다. 해당 칩은 샤오미 18 프로·프로 맥스와 모토로라 시그니처 27에 처음 들어갑니다. 삼성전자는 이 플랫폼에서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해 차세대 AI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어요.
앞단에서 AI 연산량이 늘면 메모리도 같이 무거워지거든요. 스마트폰에서 직접 돌리는 온디바이스 AI가 커질수록 한 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과 속도 요구치가 함께 올라갑니다. 삼성전자가 LPDDR 기반 서버용 모듈 SOCAMM2와 LPDDR-PIM으로 활용 범위를 AI 데이터센터까지 넓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이번 검증은 두 가지를 동시에 증명한 셈이에요. 온디바이스 AI 세대에 맞는 메모리 제품을 남보다 먼저 내놓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칩 설계 단계부터 퀄컴과 맞물려 움직인다는 것이죠. 이번 변화는 모바일 메모리 경쟁의 축이 ‘얼마나 많이 넣느냐’에서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적은 전력으로 처리하느냐’로 완전히 옮겨갔다는 신호로 읽혀요.
관전 포인트는 채택 속도입니다. 옴디아가 2030년 비중을 39%로 본 만큼, 내년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에서 LPDDR6을 어디까지 얹는지가 삼성전자와 퀄컴 협업의 성적표가 될 전망이에요. 메모리 값이 오르는 국면에서 원가 방어와 성능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습니다.
- 원문: 연합뉴스 — 삼성전자 메모리 LPDDR6, ‘퀄컴 스냅드래곤 8’ 플랫폼 첫 검증
- 보조 출처: 중앙일보 — 퀄컴, AI 특화 스냅드래곤 공개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9-23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