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트럭 샀더니 FSD 못 옮겨요… 2천만원 더 내라니

“주문할 때는 된다더니 출고하니까 안 된답니다.” 이 한 마디에 테슬라의 FSD 전환 약속이 무엇을 의미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6만 달러짜리 사이버트럭을 계약한 소비자들이 FSD(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 이전을 거부당하면서, 테슬라는 ‘약관 변경’이 아닌 ‘신뢰 훼손’이라는 더 깊은 문제를 마주하게 됐다.

인사이드EV와 로드앤드트랙이 6월 10~1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테슬라는 기본형 사이버트럭 AWD 구매자들에게 FSD 이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구매자들은 FSD 영구 라이선스를 보유한 상태에서 새 차로 옮기려 했으나, 출고 상담사로부터 “상위 트림으로 2만 달러(약 2,800만 원)를 더 내야 FSD 이전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전이 불가능할 경우, 이미 영구 라이선스를 소유한 고객도 월 99달러의 구독료를 내야 FSD를 이용할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테슬라가 FSD 이전 자격 요건을 조용히 바꿨다는 점이다. 지난 2월 20일 테슬라는 가장 저렴한 사이버트럭 AWD(59,990달러) 주문을 개시했고, 머스크는 “이 가격은 10일간만 유효하다”며 FOMO(소외 불안) 전략을 구사했다. 동시에 테슬라는 FSD를 다른 차량으로 이전할 수 있는 기한이 곧 종료된다고 별도로 공지했다. 그러나 2월 27일, 테슬라는 FSD 이전 지원 문서의 문구를 “차량을 주문한 고객”에서 “3월 마감일까지 차량을 출고받은 고객”으로 슬쩍 변경했다. 기본형 사이버트럭의 출고가 6월에야 시작됐으므로, 이들 고객은 애초에 자격을 가질 수 없는 구조였다.

여기에 테슬라는 최초 문구에서조차 “이전될 수 있다(may)”라는 단어를 넣어 법적 출구를 확보해 두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기만에 가깝다고 반발한다. 실제로 다수의 사이버트럭 예약자들이 주문을 취소했으며, 소셜미디어와 테슬라 관련 포럼에서는 “미끼 상술(bait and switch)”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주문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고객에게 250달러의 주문 수수료를 환불해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테슬라의 FSD 판매 정책 전환이 자리한다. 테슬라는 2026년 2월 FSD 일시불 구매(8,000달러)를 폐지하고 월 99달러 구독제로 완전히 전환했다. FSD 영구 라이선스를 가진 기존 고객들은 이 라이선스가 하드웨어 노후화로 인해 사실상 사장될 위기에 처하자, 새 차로의 이전을 마지막 희망으로 삼았다. 특히 머스크 본인이 “HW3 차량은 무감독 FSD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정한 직후라, 구형 차량 오너들의 불안감은 더 컸다.

인사이드EV의 롭 스텀프 기자는 “테슬라의 사업 모델이 빠른 변화와 지속적 소프트웨어 개선에 기반해 왔지만, 이번 결정은 이미 하락세인 브랜드 충성도에 추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테슬라의 브랜드 충성도는 각종 논란 속에 최근 몇 년간 하락 추세다.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주목할 대목은 테슬라가 약관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면서도 사전 고지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로드앤드트랙의 루카스 벨 기자는 “자동차 업계에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이전 문제는 전례가 많지 않지만, 테슬라의 방식은 특히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점으로는, 테슬라가 하드웨어 판매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분리한 모델을 채택한 이상, 이러한 이전 정책의 투명성은 앞으로 더 큰 규제 이슈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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