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우크라이나 최고 훈장 받았네요

8월 2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령 한 건에 서명했다. 세계 최고 부호이자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우크라이나 최고위 국가 훈장을 수여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스타링크 사용 범위를 두고 부딪혀 온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이날 서명은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알렸다.

머스크 우크라이나 훈장 수여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통령령을 통해 머스크에게 ‘자유 훈장(Order of Freedom)’을 수여했다. 대통령실이 밝힌 수여 사유는 “인간의 생명과 자유 보호,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미국 국민 간 관계 발전에 대한 기여”다. 이 훈장은 우크라이나가 외국인에게 수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국가 서훈으로 평가된다.

수여 시점이 예사롭지 않다. 키이우는 지금 스타링크의 러시아 영토 내 사용 승인을 얻어내기 위해 공을 들이는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를 장착한 드론으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하는 전술을 확대해 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최전선에서 50~200km 떨어진 점령지역까지 스타링크 드론을 운용해 왔는데, 전파 재밍에 강한 통신 채널이 기존 무선 안테나의 한계를 뛰어넘는 지점이다.

스타링크는 2022년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군의 핵심 통신 인프라 역할을 해 왔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수만 대의 스타링크 단말기가 전투 지휘와 드론 운용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두 사람의 관계는 일직선이 아니었다. 머스크는 2023년 크림반도 인근 러시아 흑해 함대 공격을 위해 스타링크 커버리지를 확장해 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 등을 통해 뒤늦게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머스크는 전쟁 확대를 우려했다는 취지로 해명했고, 키이우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훈장 수여는 그 갈등의 기억 위에 놓인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링크 접근 확대가 “러시아가 전쟁을 끌기 위해 의존하는 바로 그 능력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머스크의 속내는 훈장과 온도가 다르다. 머스크는 스타링크 단말기의 러시아 영토 내 사용 허용에 줄곧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인용한 익명의 관계자는 머스크가 이를 전쟁의 ‘격화(escalation)’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수여를 “키이우가 기술 거물을 설득해 러시아 영토에서 스타링크를 쓰게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고,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를 더 쓰려는 가운데 나온 고위 서훈”이라고 짚었다.

이번 훈장 수여는 단순한 감사 표시라기보다 스타링크라는 지렛대를 둘러싼 외교적 신호로 읽힙니다. 우크라이나가 최고위 서훈이라는 상징적 카드를 먼저 건넨 만큼, 관건은 머스크가 러시아 영토 내 스타링크 사용을 풀어줄지입니다. 승인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 드론 전력은 사거리와 재밍 저항성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고, 머스크가 ‘격화’ 우려를 고수하면 훈장과 무관하게 기존 제약이 유지됩니다. 2023년 크림반도 요청 거부 이후 두 사람이 다시 손을 잡은 모양새인 만큼, 다음 관전 포인트는 스타링크 사용 범위를 둘러싼 양측의 후속 입장 표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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