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록, 코인베이스 AI 매매 60% 휩쓸었어요

같은 AI 에이전트 매매인데 점유율은 60%와 1.5%로 갈렸다. 일론 머스크의 xAI가 만든 챗봇 그록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자동 매매에서 압도적 1위에 올랐고, 오픈AI의 챗GPT는 한 자릿수 아래로 밀렸다. AI 모델 경쟁이 대화 품질을 넘어 ‘누가 돈을 굴리는가’로 옮겨 붙은 셈이다.

그록과 코인베이스

출처: 24/7 Wall St. / Shutterstock

코인베이스가 공개한 ‘어디서 오나’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9월 25일 그록이 “현재 코인베이스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 트레이더들의 선두 고객”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수장이 고객을 기관과 개인으로 나누지 않고 챗봇 이름을 직접 부른 것은 이례적이다. 코인베이스가 공개한 ‘에이전트 트레이더는 어디서 오는가’ 개발자 데이터에 따르면 9월 14일부터 9월 21일까지 그록의 점유율은 약 60%였다.

나머지 순위가 격차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사용자가 직접 만든 커스텀 명령줄 도구가 약 22%로 2위, 앤스로픽의 클로드가 13%, 퍼플렉시티가 3.5%, 챗GPT가 1.5% 순이었다. 한때 AI 경쟁의 기준점이던 챗GPT가 에이전트 매매에서는 사실상 존재감을 잃은 것이다. 상위 두 항목을 합치면 82%로, 나머지 모델과 도구가 나눠 갖는 몫은 20%를 밑돈다.

에이전트 트레이더는 지갑과 지시를 받아 사람의 개별 승인 없이 주문을 자동 실행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코인베이스는 6월 11일 ‘코인베이스 포 에이전트’를 출시해 AI 도구가 사전에 정한 지출 한도 안에서 가상자산과 파생상품을 거래하도록 허용했다. 9월 22일이 있는 주에는 대상이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넓어졌다. 블록체인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결제가 즉시 확정되기 때문에, 전통 주식시장보다 자동화된 에이전트에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결제는 스테이블코인이 장악

숫자를 더 붙이면 그림이 완성된다. 그록이 거래 주문을 내는 동안 결제는 USDC가 도맡았다. 코인베이스의 결제 표준 ‘x402’를 통한 AI 에이전트 결제를 USDC가 주도했고, 베이스 네트워크가 처리한 1억6000만 건 거래의 90% 이상을 담당했다. AI가 스스로 돈을 쓰는 환경에서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기본 화폐로 자리 잡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데이터를 두고 해석이 갈린다. 24/7 월스트리트는 코인베이스가 “어떤 AI 프로그램이 거래를 이끄는지는 공개했지만, 그 에이전트들이 실제로 어떤 코인을 사는지는 밝히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이 추측에 기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록의 높은 점유율이 곧 특정 토큰의 수요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코인베이스 입장에서는 에이전트 거래가 늘수록 수수료 수입이 커지므로, 어떤 모델이 앞서든 거래소가 이득을 보는 구조다.

경쟁 구도도 변수다. 그록은 xAI의 대화형 챗봇에서 출발했지만, 코인베이스가 에이전트를 ‘도구 호출’ 방식으로 붙이면서 개발자들이 쓰기 좋은 쪽으로 굳어졌다. 모델 성능 자체보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연결 방식이 점유율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커스텀 명령줄 도구가 22%를 차지한 것은 숙련 개발자들이 자체 도구를 선호한다는 뜻이어서, 범용 챗봇의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이번 점유율은 AI 모델의 경쟁 축이 ‘대화’에서 ‘실행’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그록의 우위는 모델 성능만이 아니라 코인베이스 생태계와 결합한 유통 경로에서 나온 것입니다. 챗GPT 점유율이 1.5%에 그친 것은 브랜드 인지도가 에이전트 영역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코인베이스가 에이전트가 실제로 매수한 자산 구성을 공개할지, 그리고 그록 외 모델을 쓰는 기관 자금이 에이전트 매매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는지입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