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카카오모빌리티·로보티즈, 휴머노이드 동맹 확대

LG전자와 카카오모빌리티, 로보티즈가 로봇 배송을 넘어 휴머노이드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 회사가 2024년부터 이어온 이기종 로봇 파트너십을 한 단계 키우는 그림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로봇 자회사 베어로보틱스, 카카오모빌리티, 로보티즈는 최근 로봇 연합 확대를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세 회사가 처음 손을 잡은 건 2024년이다. 당시엔 로봇 배송 서비스에 국한됐다. LG전자와 로보티즈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에 로봇을 공급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대형 오피스와 호텔, 아파트, 병원 등에서 배송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휴머노이드 로봇 라인업

배송에서 산업 현장으로

이번 확대의 핵심은 로봇의 쓰임새를 단순 배송에서 물류·산업 현장 전반으로 넓히는 데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을 제공하고, LG전자와 베어로보틱스, 로보티즈가 로봇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식으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협력이 성사되면 사용자는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 하나로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을 호출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세 회사가 확보한 라인업은 이미 두텁다. LG전자는 올해 초 CES에서 세미 휴머노이드 ‘클로이드’를 공개했다. 머리와 두 팔이 달린 상체에 휠 기반 하체를 결합한 형태로, 다섯 손가락마다 관절이 있어 섬세한 동작이 가능하다. 현재 자사 가전 제조공정에 투입돼 테스트 중이고, 내년 1분기에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도 내놓을 계획이다. 베어로보틱스는 상업용 ‘서비’, 산업용 ‘카티’, 세미 휴머노이드 ‘키니시’를 갖췄고, 로보티즈는 세미 휴머노이드 ‘AI 워커’와 배송 로봇 ‘개미’,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이족보행 ‘AI 사피엔스’를 보유하고 있다. 3사 로봇 모두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플랫폼과 하드웨어, 역할을 나눈다

구조를 뜯어보면 역할 분담이 뚜렷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영 플랫폼을, 나머지 두 회사는 로봇 몸체를 맡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목표는 움직이는 모든 로봇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라며 “로봇 기종과 적용처를 확대하려 노력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로보티즈 관계자도 “브링의 확장 버전으로 협력을 준비 중”이라면서도 “협의할 내용이 많아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비스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국내 로봇 산업의 판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로봇 한 대를 잘 만드는 경쟁보다, 여러 제조사의 로봇을 묶어 쓰는 ‘운영 표준’을 누가 쥐느냐가 승부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송 로봇을 부르는 앱 하나로 서로 다른 회사 로봇을 골라 쓰는 모습은, 익숙한 배달 앱에서 여러 음식점을 고르는 방식과 닮아 있다.

이번 변화는 로봇 산업의 경쟁 축이 하드웨어 성능에서 플랫폼 장악력으로 옮겨가는 신호로 읽혀요. 로봇을 만드는 회사와 로봇을 부리는 회사가 갈라지면, 값싸고 튼튼한 몸체를 만드는 쪽보다 수많은 로봇을 연결하는 쪽이 더 큰 협상력을 갖게 되거든요. 당장은 확정된 계획이 없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세 회사가 배송을 넘어 산업 현장과 휴머노이드까지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여요. 국내 피지컬 AI 생태계가 하드웨어 단품 경쟁에서 플랫폼 경쟁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될지, 올해 말과 내년 1분기 로봇 출시 일정이 가늠자가 될 전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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