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IPO, 직원·지인에 5% 몫 남겨뒀네요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전체 공모주의 최대 5%를 임직원과 지인에게 배정하는 ‘직접 주식 프로그램(direct share program)’을 가동한다. 일반 투자자와 기관이 경쟁하는 공모 절차와는 별도로, 왜 회사는 IPO의 과실을 내부자에게 먼저 떼어주는 걸까.

CNBC가 1일(현지시간) 입수한 스페이스X의 SEC 수정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특정 임직원 및 개인’을 대상으로 한 직접 주식 배정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들 대상자는 “임원진의 재량에 따라 선정”되며, 배정된 주식에는 락업(lock-up)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IPO 당일부터 시장에서 매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SpaceX는 IPO에서 매각되는 주식의 최대 5%를 ‘특정 임직원 및 개인’이 직접 주식 프로그램을 통해 매입할 수 있도록 배정했다.”

이런 구조는 IPO 시장에서 이례적이지는 않지만, 규모가 문제다. 스페이스X의 공모 규모는 최대 750억 달러(약 103조 원)로 추정되며, 5%면 약 37억 5,000만 달러(약 5조 1,700억 원)어치의 주식이 외부 경쟁 없이 내부자에게 흘러간다. IPO 사상 최대 규모의 종업원 지분 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CNBC는 머스크가 2010년 테슬라 상장 당시에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짚었다. 당시 테슬라는 “비즈니스 관계자, 이사, 임직원, 친구·가족, 테슬라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28만 주를 배정했다. 이번 스페이스X 건은 그보다 훨씬 큰 규모로 설계됐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도 같은 날 이 소식을 전하며, 락업 면제 조항이 투자자들에게 양날의 검이라고 지적했다. 모닝스타의 한 애널리스트는 “임직원이 상장 첫날부터 대량 매도에 나설 경우 주가 안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핵심 인력에게 실질적 보상을 제공해 이탈을 방지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시에서 함께 드러난 또 하나의 주목할 대목은 앤트로픽과의 계약 조건이다. 스페이스X는 멤피스 지역의 콜로서스·콜로서스 II 데이터센터에서 “약 32만 5,000대의 엔비디아 GPU에 상당하는 컴퓨트 용량”을 앤트로픽에 임대 중이며, 계약 금액은 월 12억 5,000만 달러, 2029년 5월까지 지속된다. 초기 3개월 이후에는 양측 모두 90일 통보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스페이스X의 로드쇼는 이번 주 중 시작될 수 있으며, 나스닥 데뷔일은 빠르면 6월 12일로 잡혀 있다. 골드만삭스가 대표 주관사 자리에서 물러난 가운데 모건스탠리가 그 역할을 이어받은 상태다. 23개 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5% 직접 배정 프로그램이 단순한 직원 보상 이상의 신호다. 머스크는 테슬라 IPO부터 솔라시티 합병까지 내부자에게 먼저 베팅 기회를 주는 전략을 반복해왔다. 스페이스X가 역사상 최대 IPO를 앞두고 같은 플레이북을 꺼내든 것은, 상장 후에도 ‘머스크 생태계’의 결속력을 공식 제도로 굳히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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