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호남 반도체 전력망, 삼전닉스 80% 부담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장.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비용을 묻는 질의에 답변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비용 분담 구조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숫자와 함께 드러났어요.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김동철 한전 사장

1조4000억 중 80%는 삼성·SK하이닉스

김 사장은 이날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송전설비 예산 관련 질의에 “한전이 부담하는 것은 20%도 되지 않는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나머지를 부담하게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1단계 전력 공급 설비 비용의 80%를 실사용자인 두 회사가 부담하는 게 맞느냐고 다시 묻자 “그렇다”고 답했어요. 1단계 전력 공급 설비에 드는 금액은 총 1조4000억원입니다.

전력망이 왜 이렇게 큰 변수인지 짚어볼게요.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데, 그 혈관 역할을 하는 게 송전·변전 설비예요. 클러스터를 지어도 전력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팹은 가동할 수 없죠. 그래서 전력 인프라 비용을 누가 언제 얼마나 대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릅니다.

국가 지원과 실수요자 부담 사이

반도체특별법은 클러스터 산업기반시설 조성·운영 비용을 총사업비의 50~100% 범위에서 국가와 지자체가 부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가 지원이 붙으면 분담 구조가 달라지지만, 지원이 없을 때는 한전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전력 사용 비중에 따라 나눠 낸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에요.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실수요자 부담이 원칙”이라면서도 특별법상 지원 여부는 산업통상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전의 재무 상황도 이날 함께 드러났어요. 김 사장은 두 회사에 25조원 규모 전기요금 선납을 요청했다 거절당한 데 대해 “한전 사채 발행 배수를 내년 말까지 두 배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제안 시점이 4월,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 발표가 6월이라는 점을 들어 재원 확보용이 아니라고 반박한 거죠. 그러면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과 정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호남 반도체와 관련해 “기업들이 절박해하니 의구심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육성 의지를 거듭 강조한 대목인데, 그만큼 재원 마련 부담을 둘러싼 논쟁이 민감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서남권 800조원대 반도체 프로젝트를 지역 균형 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밀고 있어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일대에 조성되는 대형 국가산단으로, 전력과 용수, 도로 같은 기반시설 비용 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릅니다. 이번에 공개된 1조4000억원은 1단계 전력 설비 기준일 뿐이라, 클러스터가 본궤도에 오르면 분담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어요.

업계에서는 이번 공개가 호남 클러스터의 성격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정부가 토지와 인허가를 대는 대신 전력망 같은 핵심 인프라 비용은 기업이 떠안는 구조가 숫자로 확인된 셈이에요. 민간 중심 대형 프로젝트에서 비용 분담이 어디까지 기업 몫이 될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번 국감은 호남 반도체가 부지 확보 단계를 넘어 비용 분담이라는 실전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혀요. 기업 입장에서는 수천억원대 인프라 비용이 투자 수익성 계산에 직접 들어오고, 한전 입장에서는 부채 관리와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숙제가 동시에 얹히는 구조입니다. 특별법상 국가 지원 범위를 어디까지 열어줄지가 다음 분기점이 될 전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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