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기기 382건 쏟아졌는데 이상사례 보고 0건

3년 새 AI 의료기기 382건이 국내 시장에 나왔지만, 같은 기간 이들과 관련된 이상사례(부작용) 보고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허가 문턱이 낮아서가 아니라, 허가 이후를 감시하는 사후 체계가 아직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허가·인증·신고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2023년 62건에서 2024년 108건, 지난해 157건으로 2년 새 2.5배가 됐고, 올해 1분기에도 55건이 더해졌습니다. 2023년부터 AI 의료기기 382건이 시장에 새로 나온 셈입니다.

늘어나는 허가, 비어 있는 보고

문제는 반대편입니다.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보고된 국내 AI 의료기기·디지털 의료기기 관련 이상사례는 0건입니다. 같은 기간 체외진단의료기기 등을 포함한 신기술 의료기기 이상사례가 모두 27건 보고된 것과는 대조적이죠. 신기술 의료기기 이상사례는 2023년 1건에서 2024년 8건, 지난해 16건으로 매년 늘었고, 올해도 6월까지 2건이 접수됐습니다.

AI 의료기기는 CT와 MRI 등 영상 판독 보조나 질병 진단 보조에 쓰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판독을 거드는 조수인 셈이죠. 그런데 그 조수의 알고리즘이 틀리거나 판독을 건너뛰면 진단이 늦어지는 등 환자 안전에 곧바로 영향이 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일반 기기와 달리 조용히 업데이트되는 경우가 많아, 이상 징후를 잡아내려면 별도의 보고 체계가 꼭 필요합니다.

허 의원은 “(이상사례) 보고가 법적 의무인데도 AI 의료기기의 경우 3년 넘게 한 건도 없다는 것은 소프트웨어 오류를 잡아낼 보고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소프트웨어 고유의 위험이 이상 사례로 보고될 수 있도록 기준을 정비하고, 의료기관과 업체가 실제로 보고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의료 AI 업계에서는 허가 건수에 비해 실제 위험이 사라진 게 아니라, 보고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공백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이상사례 신고가 체계적으로 작동하려면 의료기관과 개발사가 부담 없이 보고할 수 있는 창구와 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제도적으로도 정비할 지점이 남아 있습니다. 현행 의료기기 이상사례 보고는 주로 하드웨어와 의료기관 중심으로 설계돼, 클라우드로 배포되고 수시로 갱신되는 AI 소프트웨어를 잡아내기에는 칸막이가 많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식약처가 허가와 심사 단계에서 AI 의료기기를 별도로 관리해 온 만큼, 이제는 허가 이후 감시 단계의 기준을 손볼 차례라는 이야기죠.

이번 통계는 AI 의료기기의 안전성을 두고 규제가 늦었는지, 신고가 안 되는지를 동시에 되묻게 하는 대목이에요. AI 의료기기는 한 번 허가받으면 끝이 아니라, 학습 데이터와 모델이 바뀔 때마다 성능이 달라질 수 있는 제품이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는 허가 건수보다 이상사례 보고 건수와 갱신 이력을 함께 보는 감시 지표가 중요해질 전망이에요. 환자 안전과 산업 육성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가져가려면, 신고 창구를 넓히고 보고 기준을 소프트웨어에 맞게 다시 다듬는 작업이 다음 과제로 남습니다.


원문: 연합뉴스 — AI 의료기기 382건 쏟아졌는데…이상사례 보고는 ‘0건’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10-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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