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판 스타링크 제재 명단 요청했어요

“러시아가 위성 군집을 완성하면, 실시간 정보로 우크라이나를 마음대로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러시아판 스타링크로 불리는 라스베트 위성망의 부품 공급사들을 제재 명단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워싱턴 대사관의 데니스 시에니크 대리대사는 9월 30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기업이 키이우가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에 제출할 제재 대상 최상단에 있다고 밝혔다. 위의 인용은 그가 라스베트 완성 이후의 시나리오를 설명하며 남긴 경고다.

러시아 라스베트 위성망 관련 이미지

출처: Euromaidan Press / Bureau 1440

제재의 빈틈은 망이 아니라 공장에 있었다

라스베트는 러시아 뷰로1440(Bureau 1440)이 만드는 저궤도 광대역 위성망이다. 스페이스X가 러시아 부대의 무단 스타링크 접속을 차단한 뒤, 모스크바가 통신 주권을 확보하려고 서둘러 세운 대체망이다. 문제는 제재의 표적이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미 국방·안보 연구기관 C4ADS는 유로마이단 프레스에 뷰로1440과 그 경영진이 모든 서방 제재 명단 밖에 있다고 확인했다. 망 자체는 유럽연합(EU)의 7월 23일 21차 제재 패키지에서 겨냥됐지만, 정작 위성을 만드는 회사와 최고경영자는 명단에서 빠졌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자체 제재 명단에 뷰로1440을 올려둔 상태다.

3월 16기에서 2035년 924기까지

배치 속도는 계획을 앞선다. 뷰로1440은 2023년 위성 3기로 시험을 시작해 올해 3월 첫 양산형 16기를 쏘아 올렸고, 7월에 두 번째 16기를 추가했다. 장기 계획은 2027년까지 292기, 2035년까지 924기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GUR)은 지난 8월 이미 계획보다 훨씬 빠른 배치 속도를 경고한 바 있다. 라스베트가 완성 단계에 들어가면 위성 중계가 전자전 재밍을 뚫고 드론을 유도할 수 있어, 우크라이나가 수년간 지켜온 전자전 우위가 흔들린다.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러시아 부대의 통신을 찾아내고 교란하고 끊어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위성 중계는 같은 방식으로 무력화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 망의 위협을 키운다.

서방의 시계는 10월 18일에 멈춰 있다

이번 요청의 법적 근거는 ‘린지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18일 서명했고, 행정부는 10월 18일까지 새 제재 대상을 확정해야 한다. 시에니크 대리대사는 부품 공급사들과 함께 러시아의 이른바 섀도 플리트 선박에 대한 제재도 요청 목록에 올렸다고 AP는 전했다. 키이우가 워싱턴에 요구하는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시한 안에 확정되는 명단이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8월 28일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라스베트의 자국 상공 커버리지에서 우크라이나를 제외해 달라는 공식 서한도 보냈다.

“마법 같은 효과는 없다”는 단서

전문가들은 제재의 기대 효과를 낮춰 잡는다. 우크라이나 반부패 감시기구 나코(NAKO)의 선임 분석가 빅토리아 비슈니우스카는 “마법 같은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제재가 뷰로1440이 의존하는 서구산 보드와 부품 조달을 더 어렵고 비싸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본 실효 창은 약 1년이다. 반대로 러시아가 전력화까지 필요로 하는 시간은 우크라이나 추산으로 5~8년이다. 제재가 노리는 것도 완전 차단이 아니라 완성 시점의 지연이다. 부품 국산화가 진행 중이지만 고주파 부품과 항공우주급 보드는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 판단의 근거다.

이번 요청은 제재의 표적을 망에서 공급망으로 옮기는 시도라는 신호로 읽힙니다. 이미 궤도에 올라간 위성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다음 16기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칩과 증폭기를 조달 목록에서 지우는 일은 지금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0월 18일 미 행정부가 어떤 대상을 고르는지, 그리고 EU 차기 패키지에 뷰로1440과 그 최고경영자가 포함되는지가 라스베트의 시계를 실제로 늦출 수 있는지를 가르는 첫 시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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