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원화 스테이블코인, 은행까지 부른다

“발행과 유통, 규제와 보안 등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만큼 다양한 주체의 협력과 참여가 중요하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겸 카카오그룹 스테이블코인 공동 태스크포스(TF)장이 28일 KB국민은행과 함께 연 ‘넥스트 파이낸스 코리아’에서 남긴 말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카카오그룹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축으로 한 디지털 자산 사업 구상을 구체적으로 펼쳤어요.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출처: 전자신문

발행·유통·채널·사례, 네 단계로 나눴다

카카오그룹은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발행, 유통 인프라, 사용자 채널, 실제 활용 사례 네 단계로 나눠 준비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겸 공동 TF장은 과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 활성화,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정산 인프라 구축, 공존 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제시했습니다. 손경희 카카오페이 디지털애셋그룹 총괄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사업성을 검토해 왔고, 지금은 발행과 유통 기술을 갖춘 상태에서 실제 활용 사례를 검증하는 단계라고 설명했어요.

준비는 기술 쪽에서 먼저 끝났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이달 9일 스테이블코인 등 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실제 송금·결제·정산에 쓸 수 있는지 확인하는 기술 실증(PoC)을 마쳤고, 카카오뱅크는 이 기술을 은행 시스템과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참여 문은 은행·증권사까지 열어둔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파트너 범위입니다. 카카오그룹은 금융기관과 기업이 함께 발행·유통 생태계를 설계하도록 라운드테이블 구성을 제안했는데, 은행·증권사 같은 금융기관부터 핀테크·플랫폼 기업, 가상자산 사업자, 이커머스·콘텐츠 기업까지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모델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같은 법정화폐와 1대1로 붙여 값이 흔들리지 않게 만든 디지털 자산입니다. 1코인의 값을 1,000원처럼 고정해 현금과 비슷하게 쓰게 하는 게 목표죠.

운동장은 아직 완공 전입니다

변수는 제도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출발했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은 발행 주체에 은행 컨소시엄이 50%+1주 이상 참여하는 구조와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20% 캡)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회 제출 직전에서 멈춰 있습니다.

국내가 뜸을 들이는 사이 해외에서는 제도가 먼저 정비됐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지니어스법으로 발행 인가와 준비자산 1대1 보유를 규정했고, 일본은 올해 6월부터 자금결제법 하위 부령을 시행해 엔화 스테이블코인과의 공존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사 21곳 컨소시엄은 내년 상반기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예고했어요.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기본법이 지나치게 많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하면 입법이 지연될 수 있다며, 핵심 원칙을 먼저 정하고 세부 규율은 시장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카카오그룹이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유통 생태계 설계에 먼저 들어간다는 신호로 읽혀요. 제도화 이후 시장의 판은 발행 주체와 유통 인프라를 누가 쥐느냐에서 갈리는 만큼, 라운드테이블에 누가 어떤 순서로 이름을 올리는지가 실질적인 관전 포인트입니다. 국회 통과 목표는 연내지만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만큼, 이달 말 예정된 디지털자산기본법 공청회에서 쟁점 두 가지가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첫 번째 확인 지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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