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스타라이너, NASA가 3억5900만달러 더 넣었어요

사고 등급 최고치를 받은 유인 우주선에 추가 예산이 붙었다. NASA가 28일(현지시간) 보잉의 스타라이너 개량과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 벌컨 로켓의 유인 인증에 3억5,90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스페이스X가 드래건과 팰컨9의 은퇴 시점을 저울질하는 사이, 미국의 두 번째 유인 우주선을 확보할 시한이 눈에 띄게 짧아진 탓이다.

보잉 스타라이너가 국제우주정거장에 접근하는 모습

출처: The Air Current

제러드 아이작먼 NASA 청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을 발표했다. 계획의 뼈대는 무인 화물 비행을 이르면 2026년 12월이나 2027년 1월에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내고, 사고 이후 첫 유인 비행인 스타라이너-2를 2028년에 띄우는 것이다.

“스타라이너에 대한 우리의 오랜 경험과 이미 투입된 납세자 자금을 고려할 때, 이것이 지구 저궤도 유인 접근성을 지키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봅니다.”

아이작먼 청장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문장이다. 나사는 스타라이너 임무 옵션도 두 건 더 행사해 총 비행 횟수를 6회로 늘리기로 했다.

사고 등급은 챌린저와 같은 ‘Type A’

배경에는 지난 2월의 조사 결과가 있다. 나사는 2024년 스타라이너 유인 시험 비행을 최고 심각도인 ‘Type A’ 사고로 분류했다. 챌린저호와 컬럼비아호 참사에 매겨졌던 등급이다. 조사에서는 61개 권고안이 나왔고, 서비스 모듈 추진기가 엔지니어링 인증 범위를 벗어난 조건에서 작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2024년 6월 5일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를 태우고 발사된 시험 비행은 당초 8~14일 일정이었다. 헬륨 누출과 추진 문제로 93일 만에 빈 배로 귀환했고, 두 사람은 정거장에서 9개월을 보낸 뒤 2025년 3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타고 지구로 돌아왔다. 보잉은 그 뒤 열 관리와 헬륨 누출 문제를 손봤지만, 추진기 밸브 재설계가 아직 남아 있다. 다나 와이겔 나사 지구저궤도 프로그램 매니저는 이번 3억5,900만 달러가 비행 중 과열된 자세제어계 추진기 재제작과 벌컨 인증 작업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스타라이너-2는 우주비행사 우디 호버그가 지휘한다.

드래건이 빠지면 남는 좌석은 두 자리뿐

이번 결정을 밀어낸 힘은 스페이스X의 전략 전환이라는 변수다. 아이작먼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다음 문장을 남겼다.

“스페이스X가 스타십 같은 차세대 역량에 집중하면서 팰컨과 드래건 같은 이전 플랫폼을 정리하려 한다는 점은 비밀이 아닙니다.”

나사는 이달 초 크루 드래건 임무 3건을 9억4,600만 달러에 추가 발주해 상업 유인 프로그램 누적 실적을 17회, 2030년까지 59억2,000만 달러로 늘렸다. 스페이스X 의존을 당장 늘리는 동시에, 그 의존을 끊을 대안을 준비하는 셈이다.

비용 구조도 복잡하다. 보잉은 스타라이너 프로그램에서 2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이미 떠안았고, 나사는 고정가 계약으로 51억 달러, 4회 임무에 48억2,000만 달러를 별도로 지급해왔다. 스타라이너-2부터 6호기까지 좌석당 가격은 약 9,000만 달러로 합의됐지만, 보잉은 2030년대 민간 우주정거장용 좌석 가격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남은 것은 인증과 시한

시장의 반응은 담담하다. 로이터는 보잉 주가가 29일 프리마켓에서 184.55달러로 0.09% 오르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존 멀홀랜드 보잉 상업유인 부사장은 “벌컨도 우주선도 인증이 끝나지 않아 민간 우주정거장 사업자들에게 상세 가격을 제시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 경쟁력 있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2030년 이후 폐기 궤도 진입이 예정돼 있고, 나사는 2032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이작먼 청장은 앞으로 나사의 저궤도 유인 수요가 6~9개월에 두 좌석 수준이라 거대한 신규 유인 경쟁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 유인 우주수송이 ‘스페이스X 단독 체제’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 보험을, 사고 이력이 있는 기체에 걸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드래건의 수명이 끝나는 시점과 스타라이너가 인증을 마치는 시점이 어긋나면, 미국은 한동안 유인 우주선을 한 종류만 가진 나라가 됩니다. 관전 포인트는 12월에서 내년 1월로 잡힌 스타라이너 무인 화물 비행, 벌컨의 유인 인증 일정, 그리고 2030년 이후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갈 좌석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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