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시장의 78.2%를 엔비디아가 쥐고 있는데, 한국 기업이 파고들 틈이 지금 열리고 있습니다. 왜 하필 지금인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거든요. AI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면서 칩을 고르는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어서예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시장은 2024년 1천240억달러(약 170조원)에서 2030년 8천600억달러(1천200조원)로 연평균 38%씩 커집니다. 이 시장의 지난해 점유율은 엔비디아 78.2%, 구글 4.7%, AMD 4.1%, 인텔 3.7%, 화웨이 2.6% 순이었어요.

왜 지금 후발주자에 문이 열리나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가 90% 이상을 가져갔고 값이 비쌉니다. 전력도 많이 먹죠. 반면 국내 기업들이 내세우는 신경망처리장치(NPU)는 추론에 특화돼 있어 저비용·저전력으로 성능을 내는 데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요. AI 산업의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넘어가면서, 값싼 칩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수요 기업이 늘고 있는 겁니다.
무대가 넓어지는 지점은 따로 있어요. 중동은 여러 국가와 기업이 수출 규제 위험과 고가 GPU 투자 부담, 전력과 부지 제약 때문에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아직 진영이 굳지 않은 시장이라 후발주자가 이름을 올릴 여지가 남아 있죠.
한국 칩은 어디까지 왔나
대표 주자는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입니다. 2017년 세워진 퓨리오사AI는 올해 초 2세대 칩 레니게이드(RNGD) 양산을 시작했고, 2020년 설립된 리벨리온은 올해 하반기 같은 세대 제품 ‘REBEL 100’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칩 설계 기술력은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문제는 나머지 조건이에요. 보고서는 이들 기업이 자본, 상용화 경험,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선도 기업과 3년 이상 격차가 있다고 봤습니다. 칩을 잘 만들어도 그 위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고객사는 사지 않는다는 뜻이죠.
그래서 정부가 필요한 이유
보고서가 제안한 건 세 가지입니다. 국산 AI반도체를 쓰는 기업에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줘 도입 위험을 낮추고, 해외에서는 정부가 외교적으로 진출을 도울 것, 그리고 국내 기업끼리 수요를 만들어줄 제도를 마련할 것을 권했습니다. 기술 격차보다 먼저 무너지는 건 레퍼런스라는 진단이 깔려 있어요.
이번 보고서는 한국 AI반도체의 승부처가 칩 성능이 아니라 ‘누가 먼저 써주느냐’로 옮겨갔다는 신호로 읽혀요. 추론 시장이 커질수록 성능 1위보다 가격 대비 효율이 중요해지고, 그 조건은 국산 NPU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거든요. 다만 그 유리함은 첫 고객이 붙는 순간에만 현실이 됩니다.
다음 이정표는 리벨리온의 REBEL 100 출시와 국내 데이터센터 실증 결과예요. 올해 안에 실제 서비스에 투입된 사례가 나오면 2027년 예산과 조달 기준이 국산 칩 쪽으로 기울 여지가 커지고, 그렇지 못하면 격차는 다시 숫자로 벌어지겠네요.
- 원문: 연합뉴스 — 1천조 시장 열리는 AI반도체…”정부, 공급망 진출 지원해야”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9-27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