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의 국산 AI 반도체(NPU)가 SK텔레콤 상용 AI 서비스 4곳에 들어가며 적용 범위를 넓혔어요. 하루 1400만건, 토큰으로 40억개가 넘는 실시간 AI 트래픽이 국산 추론 칩을 거쳐 처리되고 있습니다.
통화요약부터 미끼 문자 탐지까지
리벨리온은 자사 신경망처리장치(NPU)가 SK텔레콤 상용 AI 서비스 4개의 주요 기능에 적용됐다고 21일 밝혔어요. NPU는 AI 모델의 추론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된 반도체입니다. 학습용 GPU와 달리, 이미 학습된 모델에 질문을 던져 답을 받아내는 추론 단계를 값싸게 돌리는 데 특화돼 있죠.
두 회사의 협업은 2025년 6월 SK텔레콤 주요 AI 서비스에 국산 NPU를 붙이는 테스트로 시작했어요. 같은 해 12월 에이닷 통화요약의 ‘관계추정’ 기능에 리벨리온 AI 반도체 ‘아톰맥스(ATOM-Max)’ 기반 서버가 처음 상용 적용됐습니다. 올해 6월부터는 범위가 넓어졌어요. 에이닷 통화요약의 ‘한 줄 요약’, 에이닷의 스트리밍 음성합성(TTS), AI 고객센터(AICC)의 상담 후처리·검색 시스템, 스캠뱅가드의 미끼 문자 탐지 기능까지 순차적으로 들어갔습니다.
추론 칩의 경제성은 회로를 어디에 몰아주느냐에서 나옵니다. GPU는 학습과 추론을 모두 감당하도록 넓게 설계돼 있어요. NPU는 AI 연산의 핵심인 행렬 곱셈과 메모리 이동에 회로를 집중하고 전력을 아끼는 쪽에 맞춰집니다. 같은 일을 시켜도 전기요금과 서버 대수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죠.
규모를 숫자로 보면 이 협업의 무게가 조금 더 분명해져요. 리벨리온 NPU가 처리하는 SK텔레콤의 실시간 AI 트래픽은 하루 약 1400만건, 토큰 기준으로 40억개를 넘습니다. 한 서비스에서 시험하던 단계를 지나 고객이 실제로 쓰는 여러 기능에 동시에 올라탄 셈이에요.
엔비디아가 비싸게 채운 자리
AI 반도체 시장은 오랫동안 엔비디아 GPU가 사실상 표준이었어요. 다만 추론까지 GPU로 처리하면 전력과 단가 부담이 커집니다. 통신사처럼 트래픽이 많고 기능이 정형화돼 있으며 전력비에 민감한 곳에서는 추론 전용 NPU를 직접 검증하려는 수요가 생기죠. 화물차 한 대로 모든 짐을 옮기던 습관을, 짐 종류에 맞는 차량으로 나눠 쓰는 셈이에요.
국내에서 추론 칩을 만드는 회사는 여러 곳이지만, 통신사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 누적 트래픽을 감당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아요. 그래서 이번 적용은 성능표보다 운영 기록을 남긴 사례로 읽힙니다. 서비스가 멈추지 않고 돌아간 시간이 곧 다음 계약의 근거가 되니까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대규모 상용 운영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외 AI 서비스의 저변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통신사 상용 서비스에서 쌓은 누적 운영 실적이 다음 고객을 설득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을 주목해요. AI 반도체는 성능 발표보다 실제 서비스에서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돌았는지가 계약을 가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요금표에 닿는 이야기
이번 변화는 AI 서비스 원가가 어디서 결정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혀요. 추론 비용이 내려가면 통화요약이나 상담 자동화 같은 기능을 저렴하게 유지할 여지가 커지고, 이용자가 체감하는 요금과 기능 범위도 그만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통신사 AI가 시연 단계에서 요금표 단계로 넘어오는 구간에서 국산 칩이 어디까지 자리를 넓히는지가 관전 포인트예요.
통신사가 추론 칩을 직접 검증하는 흐름은 요금 인상 압력과도 연결됩니다. AI 기능을 얹은 요금제가 늘어나면 서비스 원가가 곧 가입자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에요. 국산 칩으로 원가를 낮춘 사례가 쌓일수록 통신사가 AI 기능을 요금제에 얹을 여지도 함께 커집니다.
확인할 지점은 리벨리온 NPU가 SK텔레콤의 다른 서비스로도 확대되는지, 통신 3사와 클라우드 사업자 가운데 다음 도입 사례가 언제 나오는지입니다. 국산 NPU의 실적이 쌓이는 속도가 한국 AI 반도체 생태계의 온도를 가늠할 숫자가 될 거예요.
- 원문: 전자신문 — 리벨리온 NPU, SKT AI 서비스 4종에 확대 적용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9-21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