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첫 조립식 메가차저 현장에 세웠어요

크레인이 조립이 끝난 충전 유닛을 들어 올려 부지에 미리 잡아둔 자리에 내려놨다. 테슬라 충전팀은 X에 “세미 램프를 지원할 준비가 됐다. 첫 조립식 메가차저를 배치했다”는 글과 함께 현장 사진을 올렸다. 설치 장소와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닛이 완성품 상태로 현장에 도착하는 방식이 처음 적용된 사례다.

현장에 설치된 조립식 메가차저

캐비닛 하나에 포스트 둘

유닛 구성은 단순하다. V4 파워 캐비닛 하나에 충전 포스트 두 개가 붙고, 포스트당 최대 1.2메가와트를 내며, 유닛 전체로는 최대 2.4메가와트 규모가 된다. 조립식 수퍼차저 방식은 그동안 승용차 충전망에서 쓰였는데, 이번에 상용트럭용 메가차저로 확장됐다. 테슬라 충전 총괄 맥스 드 제허에 따르면 긴 형태와 짧은 형태 두 가지로 만들어져, 충전기와 수배전반·변압기 사이 도체 길이와 터파기 공사를 줄이도록 설계됐다.

스케치에서 크레인까지 3개월

드 제허는 “스케치가 3개월 안에 크레인에 실려 부지에 내려앉는 곳은 테슬라뿐”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조립식 설계가 개념 단계에서 실물 설치까지 얼마나 빨리 넘어갔는지를 강조한 것이다. 조립식 적용 가능성은 지난 6월 플로리다주 충전소 계획안에서 처음 확인됐다. 지하 전기 공사를 줄이면 공사비와 인허가 기간이 함께 줄어들어 신규 부지 확보 속도가 빨라진다.

배경에는 세미 양산 일정이 있다. 테슬라는 네바다에서 세미 생산 인력을 대규모로 뽑고 있고, 유럽 사양과 메가차저 가격(대당 18만8,000달러)도 공개한 상태다. 운송업체 아인라이드는 테슬라 세미 500대를 자사 무인 트럭 플릿에 투입하기로 했고, 첫 메가차저 충전소는 지난 3월 캘리포니아 온타리오에 문을 열었다. 충전망 자체도 외부 운송사에 개방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식이 바뀌고 있다.

조립식 방식 자체는 새롭지 않다. 테슬라는 승용차용 수퍼차저에서 이미 공장에서 조립한 유닛을 현장에 통째로 옮기는 방식을 써 왔고, 이를 상용차 충전에 그대로 옮긴 것이 이번 사례다. 유닛 하나가 캐비닛과 포스트를 함께 안고 오기 때문에 현장 작업은 자리 배치와 전력 연결에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충전 인프라의 조립식 전환이 트럭 사업의 병목을 푸는 열쇠로 평가된다. 상용차 충전은 승용차보다 전력 계통 공사 비중이 커서 조립식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데, 노선 단위 계약을 따내려면 충전소를 몇 달 안에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충전 사업이 별도 수익원으로 정리되는 흐름도 변수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세미용 메가차저와 베이스차저의 가격 체계를 공개하며 상용차 충전을 독립 사업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반면 실제 가동률과 정비 비용은 아직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설치는 세미 사업의 경쟁력이 차량 성능이 아니라 충전망 건설 속도에서 갈린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트럭은 운송사가 노선 전체를 놓고 판단하는 물건이라, 충전소를 세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곧 수주 경쟁력이 됩니다. 올해 안에 조립식 메가차저가 몇 곳에 더 들어가는지, 그리고 유럽 세미 출하 시점에 맞춰 현지 충전망이 같은 방식으로 확장되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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