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두 개부터 보면 이 시장의 방향이 짚이거든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461GWh로 1년 만에 71% 늘었고, 그 94%를 각형 배터리가 가져갔습니다.
270GWh에서 461GWh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461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0GWh보다 71% 증가했어요. 배경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AI 데이터센터 건설 급증이 있습니다. 연합뉴스가 21일 이 집계를 전했어요.
연간 기준으로도 상승 곡선이 뚜렷합니다. 올해 전체 출하량은 984GWh로 추산되고, 내년에는 1,150GWh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GWh를 넘어설 전망이에요. 2035년에는 올해의 두 배 수준인 1,87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각형이 94%를 가져간 이유
폼팩터별 격차가 큽니다. 올해 글로벌 ESS 시장에서 각형 비중은 94%예요. 내년에는 92%로 조금 줄지만 2028년부터 다시 늘어 2035년에는 97%까지 올라간다는 전망입니다.
왜 각형인지부터 풀어보면요. ESS는 전력을 모아뒀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대형 보조배터리 같은 역할을 해요. 데이터센터처럼 전기를 많이 쓰는 시설 옆에 붙어 전력 품질을 지켜주는 장치죠. 파우치형은 에너지 밀도와 공간 활용도가 좋지만 외장재가 얇은 필름이라 셀이 커질수록 안전 부담이 커집니다. 원통형은 지름을 키울수록 내부 열을 빼내기 어려워 대형화에 제약이 있고요.
각형은 알루미늄 캔 구조가 셀의 강성을 잡아줘서 별도 보강 없이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필요한 용량에 맞춰 크기를 키우기도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ESS처럼 대형화가 곧 경쟁력인 시장에서는 이 차이가 그대로 점유율로 나타나는 구조예요.
업계는 각형이 파우치형이나 원형보다 성능과 안전성에서 낫다는 평가를 내놓아요. 화재 위험이 민감한 대형 저장 설비에서는 셀 하나의 안전성이 곧 사업 허가 조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국내 3사의 각형 전환
국내에서는 삼성SDI가 2009년부터 각형을 주력으로 생산해 왔어요. 파우치형 중심이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최근 각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지금까지 LFP 기반 저가 공세로 시장을 장악했으나, 국내 업체들이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각형 기반으로 재도약을 추진 중이다.” — 업계 관계자
같은 날 다른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시장용으로 파우치 셀을 생산하면서 내년에는 파우치형 비중이 올해보다 확대되겠지만, 그 이후에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각형 중심의 한국 업계 점유율이 내년부터 점진적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폼팩터 전환은 셀 모양만 바꾸는 일이 아니에요. 생산 라인과 공정 조건, 검사 장비까지 다시 맞춰야 해서 전환 설비가 실제 출하량으로 잡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AI가 만든 새 수요처
이게 우리에게 뭐가 의미 있냐면요. ESS 수요의 중심이 재생에너지 연계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안정 장치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자동차용 배터리 경쟁에서 중국에 밀렸던 국내 3사가 각형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들고 미국 시장을 다시 노리는 구도입니다.
ESS는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저장해뒀다가 수요가 몰릴 때 내보내는 설비라,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단지에서는 안정 운영을 위한 필수 장치로 분류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 수요의 출발점이라는 점이 이번 집계에서도 확인됐어요.
이번 통계는 AI 인프라 투자가 배터리 산업의 수요처를 자동차에서 데이터센터로 옮겨 놓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둔해진 국면에서 데이터센터용 수요가 버팀목이 되는 셈이라, 각형 라인 전환 속도가 곧 실적의 변수가 됩니다.
확인할 지점은 내년 출하량이 실제로 1,000GWh를 넘어서는지, 각형 비중이 92%로 반짝 줄었다가 다시 오르는지, 그리고 국내 3사의 각형 전환 라인이 미국 시장에서 어느 분기부터 숫자로 잡히는지예요. 파우치형 비중 추이도 함께 봐야 할 지표이고요.
- 원문: 연합뉴스 — 상반기 글로벌 ESS용 배터리 출하 71% 급증…각형이 전체의 94%
- 보조 출처: 연합뉴스 — 경제인협회 “반도체 공장 가동 앞두고 도로·용수 아직”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9-21 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