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오픈AI·앤스로픽·구글, 담합 소송 당했네요

“This is a blatant violation of the Sherman Act, which outlaws corporations joining forces to dodge public pressure together instead of facing it alone.”
원고 가운데 한 명인 변호사 셰이엔 헌트가 X에 공개한 글의 한 문장이다. 그가 겨눈 대상은 앤스로픽, 오픈AI, 스페이스XAI, 구글 네 곳이다.

소장 접수

소장은 9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접수됐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먼저 보도했고, ANI를 통해 국내외 매체로 확산했다. 청구 원인은 셔먼법 위반, 즉 경쟁사 사이에 이뤄진 불법 합의다. AI 개발 속도를 조절하기로 한 공개 발언이 경쟁 제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발단은 프런티어 속도 조절

앤스로픽 다리오 아모데이 CEO
문제가 된 발언은 이달 초 나왔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가 업계 차원의 조정을 통해 프런티어의 속도를 조절하자고 공개 제안했고, 스페이스XAI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가 곧바로 동의를 표했다. 셔먼법은 경쟁사들이 함께 물러서서 압박을 피하는 방식의 합의를 금지한다. 소장은 이 공개 발언들이 그에 준하는 성격을 띤다고 본다.

원고 4명과 청구

원고는 변호사 셰이엔 헌트, 플로리다에서 활동하는 찰스 뷰이스트와 닉 스페차스, 캘리포니아 거주자 크리스틴 불록 등 4명이다. 이들은 다른 피해자를 대신해 집단소송 지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고 대리인 닉 롤리 변호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리 기술기업들 사이의 사적 합의가 규제 감독을 무력화하지 않도록 하려는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롤리는 핵전쟁 같은 절멸 위협에는 철벽 같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를 밝혔고, 규칙은 정부가 투명하고 합법적인 절차로 세우고 공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 지형

헌트는 지난 7월부터 네 회사가 규제 압박에 대응할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해 왔고, 아모데이의 에세이가 나온 뒤 몇 시간 만에 동조 발언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 회사가 규제 당국이 강제하려던 안전 기준을 두고 경쟁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구속력 있는 AI 규제 법안 표결을 앞두고 연방 하원이 휴회에 들어간 점을 들어, 스스로 만든 규칙이 법을 대신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소장은 이 합의가 규제 도입을 늦추는 효과를 낳았다는 논리로 구성돼 있다.

절차와 쟁점

소송은 집단소송 승인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초기 단계다. 피고 회사들은 소장 내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관할 법원은 실리콘밸리를 관할하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이다. 청구는 공개 발언 자체를 합의의 증거로 본다는 점에서, 앞으로 나올 AI 안전 관련 공동 선언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여러 AI 기업이 규제 강화를 자청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과, 같은 기업들이 자사 모델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돼 온 점이 이 사건의 배경으로 꼽힌다.
집단소송으로 승인되면 원고 범위가 미국 전역의 AI 이용자로 넓어질 수 있다. 청구 규모가 커질 수 있어 승인 여부 자체가 피고들에게 부담이 된다. 원고 측이 소송 이유로 든 것은 규제 공백이 아니라 규제 시도의 무력화다. 산업이 앞서 발표한 안전 선언이 시장에서 어떤 효력을 갖는지가 법정에서 처음 다뤄지는 셈이다.
셔먼법은 경쟁사 간 합의로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연방 법률이다. 원고 측이 노리는 것은 개별 손해배상보다 규범 설정에 가깝다. 이들은 집단소송 지위를 얻어 업계 관행 자체를 문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피고 가운데 스페이스XAI는 xAI가 스페이스X 안으로 합병된 뒤의 사명이며, 머스크가 이 회사를 통해 안전 담론에 참여한 당사자로 소장에 이름을 올렸다. 규제 공백 국면에서 산업이 스스로 만든 규범이 법적 효력을 대신할 수 있는지가 이 소송의 실질 쟁점이다.
이번 소송의 승패와 별개로, AI 안전 담론이 경쟁법의 심판대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 남는 변화입니다. 규제 공백을 산업 자율 규범으로 메우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그 규범의 정당성은 이제 법원이 심사하게 됩니다. 관전 포인트는 집단소송 승인 심사와, 연방 하원이 규제 법안을 다시 꺼내는지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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