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지금, 삼성전자가 천안사업장의 엑시노스 패키징 라인을 HBM으로 돌리는 걸까요. 답은 AI 메모리 수요와 모바일 AP 수익성이라는 두 축에서 동시에 나옵니다.

엑시노스는 온양으로
1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천안사업장에서 진행 중인 엑시노스 관련 패키징 생산을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에요. 갤럭시S26 시리즈 일부 모델과 갤럭시Z플립8 등에 탑재된 엑시노스 2600까지는 천안에서 계속 대응하지만, 차기 제품부터는 천안에 별도 전용 패키징 라인을 구축하지 않는 구상입니다. 차기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700의 패키징은 온양사업장에서 진행돼요.
배경에는 패키징 전략 변화가 있어요. 삼성전자는 2024년 출시된 엑시노스 2400부터 웨이퍼레벨패키징(WLP)을 도입해 방열 성능을 끌어올렸는데, 공정 복잡성과 수율 부담으로 제조원가가 오르자 엑시노스 2700부터는 FO-WLP를 다시 빼고 AP와 D램을 같은 기판 위에 나란히 놓는 사이드바이사이드(SbS) 구조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WLP를 담당해온 천안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이유죠. 관련 인력의 업무 거점도 천안에서 온양으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포착됐어요.
빈자리는 HBM이 채운다
천안이 그대로 비는 건 아니에요. 엑시노스용 WLP 설비를 HBM 패키징으로 전환하는 겁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설비를 빼는 게 아니라 HBM 패키징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어요.
“이미 셋업돼 있는 기존 제품은 천안에서 계속 생산하고, 향후 신제품부턴 온양에서 진행한단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4년부터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유휴 건물을 임대해 HBM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늘려왔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33%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18%포인트, 12%포인트 올랐어요. 같은 기간 선두인 SK하이닉스는 50%로 전분기 대비 8%포인트 줄었습니다.
엑시노스 사업 축소는 아니다
이번 재편을 엑시노스 사업 자체의 축소로 보긴 어려워요.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700 개발을 이어가면서 차세대 갤럭시 플래그십 제품 탑재 비중을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신승철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영업팀장 부사장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확산으로 고객사가 자기 제품에 최적화한 반도체를 요구하고 있고, 커스텀 SoC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설계와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으로 대응하겠다는 게 회사 구상입니다.
설비 한 줄이 말해주는 것
반도체 회사가 후공정 라인을 어디에 붙이느냐는 그 회사가 어디서 돈을 벌겠다고 보는지를 보여줍니다. 모바일 AP 패키징 라인을 메모리 쪽으로 돌린다는 건, 같은 장비와 인력으로 더 높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제품을 골랐다는 뜻이에요. 이번 변화는 삼성의 투자 우선순위가 시스템반도체에서 AI 메모리로 한 칸 더 기울었다는 신호로 읽혀요.
다만 HBM 점유율 33%는 선두와 아직 17%포인트 차이가 나는 숫자예요. 천안의 HBM 캐파가 실제로 얼마나 빨리 늘어나는지, 그리고 내년 HBM4 전환 경쟁에서 이 격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 설비 전환이라는 내부 정비가 점유율 숫자로 확인되는 시점이 삼성 반도체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겁니다.
원문: 시사저널e — [단독] 삼성전자, 천안서 엑시노스 패키징 접고 HBM 설비로 전환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9-16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