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가 아마존 위성 인터넷을 선택한 결정을 두고 비판을 이어가는 일론 머스크에게 공개 반박에 나서며, 항공사 간 기내 와이파이 주도권 싸움이 다시 불붙었다.
발단은 델타의 선택이다. 델타는 기내 와이파이 사업자로 스타링크 대신 아마존의 프로젝트 카이퍼(일명 ‘레오’)를 택했다. 이는 지난 5월부터 이어져 온 논쟁의 연장선이다. 당시 머스크는 델타가 스타링크의 와이파이 포털 통제권을 요구했고, 스페이스X가 이를 거절하자 아마존으로 갈아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번에도 머스크가 “델타가 스타링크를 외면하고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 레오를 택했다”며 공세를 재개했다고 전했다.
머스크의 발언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그는 델타의 결정을 “심각한 실수”라고 부르며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후파이낸스와 머니와이즈 등 다수 매체가 이 발언을 일제히 전했다. 이에 바스티안 CEO는 아마존이 가격과 기술 양쪽에서 스타링크를 앞섰다며 맞받았다고 스톡트윗츠가 보도했다. 기내 와이파이 선택을 둘러싼 양측의 설전이 ‘가격 대 기술’이라는 정면 대결 구도로 번진 것이다.
숫자로 보면 격차는 뚜렷하다. 머스크는 스타링크가 현재 궤도에 약 1만 1,000기의 위성을 운영 중인 반면, 아마존은 아직 1,000기를 넘기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카이퍼의 상용 서비스는 2028년쯤으로 예정돼 있어, 델타 승객은 당분간 기존 와이파이 환경에 머물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경쟁사 유나이티드는 이미 30기 이상의 항공기에 스타링크를 장착하며 실제 서비스에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스타링크는 지난해 말 기준 항공사 고객을 빠르게 늘리며 기내 인터넷 시장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아마존은 카이퍼를 위해 3,000기 이상의 위성 발사를 계획하고 있고 아틀라스V와 자체 로켓 등 여러 발사체를 확보해 뒀지만, 발사 일정이 수차례 밀리면서 상용화 시점을 둘러싼 회의적 시각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설전을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닌 ‘위성 인터넷 표준’ 경쟁으로 읽는다. 항공사가 어떤 위성망을 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년간 기내 콘텐츠와 통신 인프라의 주도권이 갈리기 때문이다. 스타링크는 이미 대량의 위성을 쏘아올려 서비스 가능 지역과 속도에서 우위를 점했고, 아마존은 비용과 기존 AWS 생태계를 무기로 맞선다. 일부 항공업계 분석가는 “델타가 2년 이상의 서비스 공백을 감수하며 아마존을 택한 것은 가격과 장기적 기술 로드맵에 베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기내 와이파이는 이제 항공사의 수익원이자 고객 유지 경쟁력으로 인식되면서, 위성 사업자 간 수주전이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이번 공방의 본질은 기내 와이파이 한 건이 아니라, 저궤도 위성 시장의 고객 확보 경쟁이 항공사라는 최전선에서 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머스크의 경고가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 ‘지금 스타링크를 택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영업 압박으로 작동하는 동안, 델타는 2028년까지 아마존을 기다리는 베팅을 스스로 검증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만약 카이퍼의 발사 일정이 밀리거나 서비스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면, 델타의 선택은 되돌리기 어려운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카이퍼의 발사 일정이 계획대로 지켜지는지, 그리고 유나이티드와 델타의 탑승객 만족도 격차가 실제 수치로 드러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