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뉴욕주 올버니에서 일론 머스크의 ‘뱅킹 제국’에 문을 열어주는 행정 결정이 조용히 내려졌다. 머스크가 X(옛 트위터)를 결제·송금까지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키우려는 야심의 핵심인 X머니가, 미국 금융의 심장부 뉴욕주에서 운영 승인을 받은 것이다.
호컬 행정부, 반대 여론 속 ‘조용한 승인’
독립 언론 더 레버(The Lever)가 공공기록을 입수해 8월 14일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의 행정부가 X의 자체 금융 시스템 구축 계획에 대해 핵심 승인을 내줬다. 크레인스 뉴욕 비즈니스도 18일 “호컬 행정부가 머스크의 X머니를 뉴욕에서 조용히 승인했다”고 보도하며 이를 확인했다. 이 승인은 X머니의 뉴욕 내 출시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에서 송금·결제 사업은 주별로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는 구조라, 금융 규제가 가장 엄격한 뉴욕주의 승인은 사실상 전국 확장의 기준점이 된다.
의원들 “금융 배관을 맡길 인물이 아니다”
승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주의원 2명은 X의 반복된 데이터 유출 사고와, 머스크가 금융상품 감독기구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을 무력화하려는 행보를 근거로 라이선스 발급을 막아달라고 호컬 행정부에 요구해 왔다. 그중 한 명인 마이카 래셔 주의원(현재 뉴욕 12선거구 민주당 후보)은 더 레버에 “이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공적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걸 보여줬고, 금융 시스템의 배관에 접근 권한을 주는 결정은 최고 수준의 주의로 내려져야 하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래셔 의원이 중간선거를 앞둔 후보라는 점에서, 이번 승인은 단순한 규제 문제를 넘어 선거 쟁점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비자 카드·연 6%, ‘에브리싱 앱’의 첫 단추
X머니는 지난 7월 말 초대 전용으로 첫선을 보였다. 프리미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이 서비스는 비자 직불카드와 연 6% 수익률, 실시간 송금 기능을 앞세웠고, 은행 계좌 없이도 결제와 이체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로, X를 정보 소비와 결제를 아우르는 ‘에브리싱 앱’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수년째 밀어붙여 왔다. 월가에서도 주목하는 대목이다. 미즈호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X머니가 기존 결제 시장을 흔들고 페이팔을 압박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암호화폐 관련 기능은 규제 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X머니는 뉴욕주 규제 당국의 승인 지연으로 전국 확장이 막혀 있었다. 이번 결정이 그 교착을 풀어냈다는 점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X가 보유한 막대한 이용자 기반은 결제 서비스가 단숨에 규모를 확보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자, 스타트업 결제사에는 없는 구조적 우위로 꼽힌다.
‘에브리싱 앱’ 야심, 뉴욕에서 시험대에
X머니의 궁극 지향점은 중국의 위챗 같은 ‘에브리싱 앱’이다. 메시지와 소셜 기능 위에 결제·송금을 얹고, 나아가 예금과 대출, 투자까지 끌어안겠다는 구상이다. 뉴욕주는 미국 결제 시장의 규제 기준을 사실상 좌우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더 레버의 보도대로라면 이번 승인은 공개 발표 없이 이뤄졌고, 반대해 온 의원들에게도 사전 통보되지 않았다. 그만큼 정치적 논란은 승인 이후에 본격화될 여지가 크다.
예고된 갈등, 머스크의 CFPB 공세와 맞물려
이번 승인을 둘러싼 논란의 배경에는 머스크의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공세가 자리 잡고 있다. 머스크는 그동안 CFPB를 금융 혁신을 가로막는 관료 기구라며 축소·폐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다. 금융상품의 감시를 맡은 연방 기구를 흔들면서 정작 본인은 그 감시 대상인 결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비판의 초점이다. 라이선스를 막으려던 의원들은 머스크가 사실상 ‘심판과 선수를 겸하려 한다’고 주장해 왔다.
뉴욕 확보가 갖는 의미
뉴욕 승인은 X머니가 단순한 결제 기능을 넘어 예금·대출로 확장될 수 있는 제도적 관문을 하나 넘었다는 점에서 상징적입니다. 금융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주의 문턱을 넘었다는 사실은 다른 주들이 잇달아 승인에 나설 가능성을 높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정치적 반발은 오히려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선스를 막으려던 의원들과 소비자 보호 단체의 반발은 물론, 데이터 보안과 CFPB 약화 논란이 맞물리며 X머니의 본격 확장은 기술 문제보다 정치·여론 문제에 더 크게 발목이 잡히게 될 전망입니다.
- 원문: The Lever — Elon Musk’s Banking Empire Just Got Gov. Hochul’s Blessing
- 보조 출처: Crain’s New York Business — Hochul admin quietly cleared Elon Musk’s X Money for New York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8-19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