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반도체 학회장. 삼성전자 발표 세션 앞에 평소의 두 배는 돼 보이는 인파가 몰렸다. 모두가 궁금해하던 주제는 하나였다. “HBM 다음은 뭡니까?” 삼성이 이 질문에 내놓은 답은 GPU 위에 HBM을 수직으로 쌓는 3D 메모리였다.
삼성전자가 AI 연산의 최대 병목으로 지목돼 온 GPU-메모리 간 데이터 전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3D 메모리·스토리지 로드맵을 공개했다. 단순히 HBM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을 넘어, GPU와 메모리를 하나의 칩처럼 적층하는 기술로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는 모양새예요.
이번에 삼성이 제시한 기술은 GPU 다이(Die) 바로 위에 HBM을 쌓아 올리는 수직 적층 방식이다. 기존에는 GPU와 HBM이 나란히 배치돼 실리콘 인터포저(중간 기판)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았는데, 이 구조가 데이터 전송 속도의 병목이 되어왔다. 물리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이면 전력 효율도 함께 개선된다.
삼성은 이와 함께 zHBM과 z-낸드 등 3D 메모리 로드맵도 공개할 전망이다. zHBM은 기존 HBM보다 높은 대역폭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적층 메모리다.
SK하이닉스 역시 비슷한 시기에 계층형 메모리 청사진을 제시하며 기술 경쟁에 불을 붙였다. 두 회사 모두 2028~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HBM에 이은 차세대 AI 메모리 주도권 경쟁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의 발표를 두고 “HBM 4세대까지는 SK하이닉스가 앞섰지만, 다음 세대에서는 삼성이 구조 자체를 바꾸는 기술로 판을 뒤집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D 적층 메모리는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전방위 역량이 필요한 분야여서,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보유한 삼성의 종합 반도체 역량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영역이거든요.
다만 수직 적층에서 발생하는 발열 문제와 수율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다. GPU와 HBM 모두 고발열 부품이라 열 관리가 관건인데, 삼성은 이에 대한 구체적 해법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HBM 시장에서의 추격자 위치를 3D 메모리라는 새로운 게임의 룰로 뒤집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에요. 같은 날 SK하이닉스도 비슷한 비전을 내놓은 만큼, 한국 반도체 양강의 차세대 메모리 경쟁은 한층 더 흥미진진해질 전망입니다.
- 원문: 머니투데이 — 삼성전자 AI 병목 해법..GPU 위 HBM 쌓는 ‘3D 메모리’ 기술 제시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8-03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