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X의 DSA 개선안 수용 — 하루 매출 5% 벌금 리스크 사라졌어요

1억2천만 유로. 지난해 12월 유럽집행위원회(EC)가 X에 부과한 DSA 위반 과징금이다. 그리고 7개월 만에, X는 그보다 훨씬 더 큰 위협이었던 ‘일일 벌금’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EC가 15일(현지시간) X가 제출한 디지털서비스법(DSA) 운영 개선안을 공식 수용하면서, 하루 최대 글로벌 매출의 5%까지 부과될 수 있었던 비준수 벌금 리스크가 사라졌다.

DSA는 2022년 11월 발효된 EU의 대표적 온라인 플랫폼 규제 체계다. 월간 활성 이용자 4천500만 명 이상인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에 대해 불법 콘텐츠 유통 방지, 광고 투명성 확보, 연구자 데이터 접근 보장, 시스템 리스크 평가 등 광범위한 의무를 부과한다. X는 2023년 4월 VLOP으로 지정된 이후 EC의 집중 감시 대상이었다.

이번 타결의 직접적 배경은 작년 12월의 판결이다. EC는 당시 X가 ▲광고 저장소의 투명성 요건 미달 ▲연구자 대상 데이터 접근 절차 불충분 등 DSA 핵심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1억2천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DSA 발효 후 EC가 내린 첫 공식 제재였다.

EC 발표에 따르면 X가 약속한 개선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광고 저장소의 사용성을 전면 개편해 광고주 정보·타겟팅 기준·광고비 지출 내역을 누구나 쉽게 검색·열람할 수 있게 한다. 둘째, 연구자 심사 절차를 신설해 학술 기관 소속 연구자들의 플랫폼 데이터 접근 요청을 체계적으로 처리한다. 셋째, 데이터 API 접근성과 문서화 수준을 DSA 요구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X는 6개월 안에 모든 조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하며, EC는 “모든 변경 사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경고를 덧붙였다.

EU 내부에서도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국가별 DSA 감독 기관들의 협의체인 디지털서비스조정위원회(DSCB)는 EC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별도 의견을 냈다. DSCB는 X의 제안이 DSA가 요구하는 투명성과 접근성 수준에 여전히 못 미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EC가 규범 집행보다 현실적 타협을 택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브뤼셀 소재 기술정책 싱크탱크 CERRE의 한 연구원은 “EC가 법정 공방의 장기화 리스크 대신 단기적 개선을 선택한 것”이라며 “X의 제안이 형식적 수준에 그치면 오히려 DSA의 규제 실효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DSA 발효 이후 일일 비준수 벌금이 실제 부과된 사례는 아직 없다.

X의 재무적 관점에서 이번 결정의 의미는 작지 않다. DSA 일일 벌금은 글로벌 일일 매출의 최대 5%로, 연 매출 약 30억 달러(약 4조3천억 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하루 최대 410만 달러(약 59억 원)까지 부과될 수 있었다. 6개월 유예 기간 확보는 실질적인 자금 압박을 피한 셈이다.

머스크의 태도 변화도 흥미롭다. 그는 작년 12월 판결 직후 “EU의 불법적 검열”이라며 맹비난했지만 이번 타결 과정에서는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강경한 수사 뒤 실리적 협상을 숨기는 그의 전형적 협상 패턴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이번 결정은 메타와 틱톡이 유사한 DSA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빅테크 업계에 의미 있는 선례가 됩니다. 규제 당국과의 전면전보다 조건부 협상이 리스크 관리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X가 6개월 내 개선을 실제로 이행할지, EC의 모니터링이 어떤 실효성을 발휘할지는 빅테크 규제의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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