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애리조나에서 3나노 양산 속도를 올리는 동안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사옥에서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어요. 공정 미세화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거죠.
삼성전자가 1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세이프(SAFE) 포럼 2026’을 열고 AI 반도체 시대를 겨냥한 파운드리 전략을 전면에 내놨어요. 올해 포럼 주제는 ‘더 넥서스 포 실리콘 인텔리전스(The Nexus for Silicon Intelligence)’ — 말 그대로 실리콘 지능을 연결하는 중심이 되겠다는 선언인 셈이죠.
세이프 포럼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고객사와 생태계 파트너를 대상으로 공정 기술과 설계 지원 방안을 공유하는 연례 행사예요. 올해는 고객사·파트너사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했고, EDA·IP·DSP·VDP·MDI 분야 21개 파트너사가 전시 부스를 마련했어요.
신종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디자인플랫폼개발실장은 기조연설에서 “AI·HPC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국내 시스템반도체 고객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며 “파운드리 생산을 넘어 국내 시스템반도체산업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어요.
이번 포럼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핵심 전략은 크게 세 갈래예요. 첫째, 차세대 2나노 공정과 DTCO(설계·공정 동시 최적화)를 활용해 전력 소모와 칩 면적을 줄이고 성능과 수율을 높이는 겁니다. 미세공정 전환만으로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커지면서, 공정 개발 단계부터 회로와 제품 설계를 함께 고려하는 DTCO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거든요.
둘째,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S램(정적램) 기술 강화예요. S램은 D램보다 처리 속도가 빠르지만 데이터 저장 셀 면적이 크고 회로 구조가 복잡해 집적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난제가 있었어요. 삼성전자는 DTCO와 S램 설계·공정 혁신을 동시에 추진해 AI 반도체의 전력 효율과 성능, 면적 경쟁력을 모두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셋째,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지원 확대예요. 삼성전자는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제조 AI 전환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자동차·가전·로봇·방산 분야의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국내 팹리스의 시제품 제작 비용을 낮추는 MPW(멀티프로젝트웨이퍼) 프로그램도 운영해요. ‘K-칩스’ 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R&D와 전문인력 양성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협력 사례도 소개됐어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 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기반으로 개발한 AI 반도체 ‘리벨100’ NPU 사례를 발표하며 “소버린 AI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고, 지멘스EDA의 진 마리 브루넷 수석부사장은 2.5D·3D 이종 칩 통합을 위한 설계 검증과 패키징 지원 방안을 제시했어요.
이번 포럼이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TSMC와의 단순 공정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서 ‘플랫폼’이라는 다른 축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이에요. AI 반도체는 공정 미세화만으로 성능을 높일 수 없는 구조라서 설계·IP·패키징을 함께 최적화해야 하는데, 이 지점에서 파운드리 업체가 팹리스와 EDA·패키징 파트너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가 다음 승부처가 될 거라는 분석이에요.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정책과도 호흡을 맞추며 국내 팹리스 생태계를 파운드리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읽힌다고 보고 있어요. 단기 수주 경쟁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국내 AI 반도체 밸류체인의 허브가 되겠다는 전략인 거죠. 2026년 하반기 2나노 공정의 첫 고객사 확보가 이 구상의 현실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에요.
- 원문: 블로터 — 삼성전자, ‘세이프 포럼 2026’ 서 AI 반도체 생태계 청사진 제시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7-01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