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미국·중국에 이어 유럽까지 FSD 지도를 넓혀가는 동안, 한국 자율주행 산업은 왜 같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을까요? 지난주 국토교통부가 공간정보 보안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현재 한국의 자율주행 규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요. 하나는 정밀지도 보안 규제고, 다른 하나는 레벨3 이상 자율주행차의 운행 허가 절차예요. 국토부는 17일 “자율주행 AI 개발에 필요한 정밀지도 데이터의 보안 심의 기간을 기존 45일에서 20일로 단축하고, 일부 데이터는 사전 승인 없이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정작 업계에서 아쉬워하는 건 허가 ‘속도’보다 허가 ‘기준’ 자체에 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테슬라 FSD는 카메라 기반 비전 시스템으로, 고정밀 지도 없이도 실시간 영상만으로 주행 판단을 내려요. 반면 한국의 레벨3 이상 자율주행 인증은 정밀지도를 의무적으로 탑재하게 돼 있고, 모든 주행 데이터를 정부가 지정한 서버에 저장하도록 요구하고 있어요. 현대차의 HDP(Highway Driving Pilot)도 이 규제 틀 안에서 개발되고 있는데, 테슬라의 접근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셈이죠.
숫자로 보면 차이가 더 선명해져요. 테슬라는 2026년 6월 기준 전 세계에서 약 180만 대의 FSD 탑재 차량이 실제 도로 데이터를 수집 중이고, 한국에서도 FSD 하드웨어가 탑재된 테슬라 차량이 약 8만 대가 운행 중이에요. 하지만 이 차량들은 국내 법규상 FSD 기능을 활성화할 수 없어, 사실상 ‘그림의 떡’인 상태예요.
“테슬라 전용 규제라는 프레임은 맞지 않아요. 문제는 우리 규제가 기술 중립적이지 않다는 거예요.” 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대표의 말이 정곡을 찌르네요. 카메라 기반이든 라이다 기반이든, 안전 기준만 충족하면 어떤 기술로든 허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제도는 특정 기술 스택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는 지적이에요.
이런 규제 이슈가 쌓이면서 해외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입 의지도 냉각되고 있어요. 지난해 웨이모와 크루즈가 한국 실증을 검토하다 보류한 배경에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에요.
국내 기업이라고 사정이 나은 건 아니에요. 포티투닷은 서울 상암과 강남에서 유상 운송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카카오모빌리티와 라이드플럭스도 자율주행 실증을 확대하고 있지만, 모두 ‘실증 특례’라는 한시적 허가에 의존하고 있어요. 본허가로 가는 길은 아직 뚜렷하지 않죠.
이번 규제 완화 발표는 확실히 긍정적인 신호예요. 하지만 한국 자율주행이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와 경쟁하려면 규제의 ‘속도’ 못지않게 ‘방식’ 자체의 유연성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에요. 기술이 먼저 달려가고 규제가 뒤따라가는 구도가 계속되면, 한국 시장은 글로벌 자율주행 지도에서 점점 더 고립될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원문: 세계일보 — 테슬라 달리는데… ‘규제 브레이크’ 걸린 K자율주행 / 녹색경제신문 — 국토부, 공간정보 보안 규제 푼다…테슬라 FSD 국내 도입은?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6-2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