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장 올해 1500조원, AI가 4배 키웠다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로 인한 수급 불균형 심화가 메모리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0일 내놓은 이 한 문장에는 현재 반도체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 그대로 담겨 있어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해 들어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소식이에요.

2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메모리 시장 규모는 1,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요. 지난해 360조원과 비교하면 무려 4배 수준이에요. 1년 만에 시장이 네 배로 커지는 건 반도체 역사를 통틀어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속도죠.

가장 큰 요인은 단연 AI입니다. 클라우드 기업들과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요. 실제로 전체 메모리 제품에서 서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56%로 뛰어오를 전망이에요. 처음으로 전체 메모리 시장의 절반을 서버가 넘어서는 거죠.

이게 의미하는 바는 꽤 큽니다. 지금까지 메모리 시장은 스마트폰과 PC 같은 소비자 기기가 주도해왔어요. 그런데 이제는 데이터센터, 그것도 AI 가속기용 HBM과 서버용 DDR5가 시장의 주인공으로 올라선 거예요.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런 가격 상승세가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어요. D램 평균판매단가(ASP)만 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HBM은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공급자 우위’ 국면이 내년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에요.

한국 입장에선 이보다 좋은 타이밍이 없어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DDR5에서도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거든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3E 시장에서 53%, 삼성전자는 37%로 양강 체제를 굳혔고, 두 회사 모두 HBM4E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메모리 시장 전체가 커지고 있다는 건 두 회사 모두에게 엄청난 호재죠.

다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와요. 서버용 메모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건, 반대로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그 충격도 배로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업계 관계자는 “2027년 이후에도 현재의 AI 투자 규모가 유지될지가 진짜 변수”라고 짚었어요.

이번 전망은 한국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의 정중앙에 서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데이터예요. 작년까지만 해도 메모리 업황 회복을 반신반의하던 분위기가, 이제는 ‘어디까지 갈까’를 논하는 국면으로 완전히 바뀐 거죠.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를 두고 연일 상향 조정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다만 카운터포인트가 말한 ‘2027년 상반기까지’라는 시계를 염두에 둔다면, 지금 이 상승장을 단순히 즐기기보다 그 이후를 준비하는 지혜도 필요해 보여요. 결국 HBM4E 이후 세대에서의 기술 우위와, AI之外的 수요처 다변화가 다음 사이클의 방향을 결정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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