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 현장. 국내 재계 총수들의 얼굴이 여럿 보였지만, GS그룹 허태수 회장의 참석은 특히 눈에 띄었다. GS가 그간 대외 테크 행사에 총수가 직접 나선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넉 달이 지난 6월 15일, 그 행보의 이유가 드러났다. ㈜GS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신규 법인을 세운 것이다.
㈜GS는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지에스에이아이인프라’를 신규 설립하고 계열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GS가 지분 100%를 보유하며, 초기 자본금은 150억원이다. 신설 법인은 AI 데이터센터의 설계·구축·운영·임대를 주요 사업으로 삼는다.
AI 데이터센터는 GPU 같은 AI 가속기를 대규모로 묶어 대형 언어모델을 병렬로 학습시키는 인프라다.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수급과 발열 관리가 핵심인데, GS는 이 두 장벽을 계열사 역량으로 돌파할 수 있는 구조다. 전력은 GS EPS(천연가스·신재생에너지 발전)와 GS E&R(집단에너지 공급)이 맡을 수 있고, 냉각은 GS칼텍스가 2023년 출시한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에스’로 대응한다. 시공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하나금융 IDC 등을 지은 GS건설이 담당한다. 발전부터 냉각, 건설까지 그룹 내에서 수직계열화가 가능한 구조인 셈이죠.
신설 법인은 GS칼텍스에서 신사업과 기획을 담당했던 도현수 상무가 이끈다. GS 측은 “사업 형태를 구체화한 상황은 아니지만 속도를 내기 위해 법인을 먼저 설립했다”고 전했다.
GS그룹의 신사업 시계는 2021년 휴젤 인수 이후 사실상 멈춰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허태수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AI 비즈니스 임팩트를 가시화하겠다”고 선언했고, 3월에는 엔비디아 GTC 2026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등 대외 행보를 보였다. 그동안 GS의 AI 활용은 주로 계열사 내부 업무 효율화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번 데이터센터 진출은 AI를 ‘비용 센터’가 아닌 ‘수익 센터’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요.
국내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같은 통신사와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가 먼저 뛰어든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럭처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7년까지 약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GS의 차별점은 에너지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사라는 점이에요. AI 데이터센터 운영비의 40~60%가 전력비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 발전소와 집단에너지망을 가진 GS의 진입은 업계 구도를 흔들 수 있는 변수입니다.
GS EPS는 LNG와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고, GS E&R은 산업단지에 열에너지를 공급한다. GS칼텍스의 액침냉각유는 데이터센터 발열 문제를 해결할 핵심 솔루션으로 꼽힌다. 여기에 GS건설의 시공·디벨로퍼 경험까지 더하면, 단일 그룹이 데이터센터 밸류체인 전체를 내재화한 사례는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특히 액침냉각은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어요. 기존 공랭식 대비 에너지 소모가 30~40% 적고, 서버 밀도를 3배 이상 높일 수 있기 때문이죠. GS칼텍스가 이 분야에서 이미 제품을 출시했다는 건 단순한 ‘시장 참여’가 아니라 기술 표준을 선점할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다만 아직 부지나 구체적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초기 단계라,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실행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겠네요.
- 원문: 블로터 — ㈜GS, 신사업 ‘AI 데이터센터’ 계열사 역량 모은다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6-15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