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부자 머스크, 12평 집 냉장고는 텅 비었대요

한쪽에선 인류 최초의 1조 달러 자산가. 다른 쪽에선 12평(400제곱피트)짜리 조립식 주택에 살며 냉장고에 음식 하나 없는 남자. 스페이스X IPO로 일론 머스크의 순자산이 1조 달러를 돌파한 바로 그날, 인도와 중동 언론이 집중 조명한 것은 초호화 저택이 아니라 텍사스 보카치카의 미니멀리즘 라이프였다.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 NDTV, 이코노믹타임스, 걸프뉴스, WION 등은 13~14일 일제히 “세계 최초 트릴리어너 머스크, 400제곱피트 집에서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가 거주하는 이 주택은 스타트업 박사블(Boxabl)이 제작한 조립식 소형 주택 ‘카시타(Casita)’로, 가격은 약 5만 달러(약 7,200만 원) 수준이다.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스페이스X 스타베이스(Starbase)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내부는 침실 겸 거실, 간이 주방, 욕실로 구성된 원룸형이다.

머스크의 어머니 메이 머스크(Maye Musk)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집에 가보면 냉장고에 음식이 거의 없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76세의 모델인 메이는 “아들이 하루 18시간 일하고 끼니는 대부분 공장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 “사람들이 1조 달러 부자 하면 호화 요트와 저택을 떠올리지만, 내 아들은 그 반대”라고 말했다고 더타임스오브인디아가 전했다.

이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은 사실 2020년부터 이어진 머스크의 ‘무소유’ 실험의 연장선이다. 2020년 5월 머스크는 트위터(현 X)를 통해 “나는 모든 유형 자산을 팔 것이다. 집도 한 채도 소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실제로 로스앤젤레스 벨에어의 저택 6채를 모두 매각했다. 당시 매각 총액은 약 1억 3,700만 달러(약 2,000억 원)에 달했다. 이후 그는 스페이스X 스타베이스의 박사블 카시타와, 가끔 텍사스 오스틴의 친구 집을 오가며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보도가 특히 인도와 중동 언론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된 배경에는 ‘트릴리어너’와 ’12평’이라는 극단적 대비가 있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머스크의 순자산으로 인도 인구 14억 명 전원에게 7만 루피(약 110만 원)씩 나눠줄 수 있다”는 가상 계산을 내놓았고, 걸프뉴스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의 운용자산보다 큰 개인 자산을 가진 남자가 월세 250달러짜리 집에 산다는 것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역설적인 장면”이라고 평했다.

일각에선 회의적 시각도 있다. 한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는 “박사블 카시타는 스타베이스의 수백만 평 부지 안에 놓인 도구일 뿐, 일반인의 ‘작은 집’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24시간 접근할 수 있는 스페이스X 본사 건물에는 샤워실, 헬스장, 주방, 심지어 전용 이발소까지 갖춰져 있다.

일관평의 시각

(이하 필자 의견) 머스크의 ’12평 라이프’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둘로 갈린다. ‘진정한 미니멀리스트 천재’라는 팬덤의 해석과, ‘조 단위 자산가의 계산된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비판적 시각이다. 필자가 보기엔 둘 다 놓치고 있는 지점이 있다. 머스크에게 이 주택은 철학적 선택이라기보다 스타베이스라는 그의 본부에서 ‘잠만 자는 공간’에 가깝다. 그에게 주택은 주거가 아니라 현장 숙소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이 라이프스타일이 IPO 직후의 정치적 비판(로버트 라이크의 ‘폰지 사기’ 발언, 애덤 시프의 ‘부패한 시스템’ 비판)을 무력화하는 효과를 가진다는 점이다. 12평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는 1조 달러 부자 — 이 이미지는 ‘과도한 부의 집중’ 프레임에 강력한 반박 카드가 된다. 의도한 전략인지 자연스러운 결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머스크의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은 그가 처한 모든 정치적 공격의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