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고 부자, 머스크 베팅에 1조 원 넘게 쐈대요

호주 최고 갑부가 왜 로켓 회사에 10억 달러가 넘는 거금을 베팅했을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15일 단독 보도를 통해 호주 광산 재벌 지나 라인하트(Gina Rinehart)가 SpaceX 상장 과정에서 10억 달러(약 1조 3,500억 원) 이상의 지분을 취득했다고 전했다. WSJ은 라인하트 측이 IPO 이전 사모 배정과 공모 물량을 함께 인수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라인하트의 순자산은 약 380억 달러로, 호주 내 1위이자 전 세계 여성 부호 5위권에 올라 있다. 그녀의 자산 대부분은 부친 랭 핸콕으로부터 물려받은 철광석 광산 사업에서 비롯됐다. 화석연료로 축적한 부를 우주 산업이라는 미래형 자산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라인하트는 그동안 기술주 투자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2024년에는 리튬 채굴 업체 라이온타운에 5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 그나마 기술·에너지 전환 분야에서의 이례적 행보였다. 이번 SpaceX 베팅은 규모와 업종 모두에서 기존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벗어난 결정이다.

“자원 부국 호주의 대표적 올드머니가 21세기형 인프라 기업에 10억 달러를 쓴 것은 글로벌 자본의 무게중심이 실물에서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가디언은 라인하트 측근의 말을 인용해 “SpaceX의 스타링크가 호주 내륙과 태평양 도서국에서 통신 인프라 격차를 해소할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2025년부터 호주 전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라인하트가 소유한 광산 시설 다수에 이미 도입된 상태다. 자신의 사업 자산에 직접적 효용을 제공하는 기업에 투자한 셈이다.

로이터는 이 거래가 SpaceX의 IPO 가격인 주당 $135를 기준으로 약 740만 주 규모라고 분석했다. 상장 첫날 종가가 $160까지 치솟은 점을 고려하면, 라인하트는 단기간에 약 20%의 평가 이익을 확보한 상태다. 이와 별개로 로이터의 확인에 따르면, 캐나다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도 SpaceX 상장을 계기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평가 이익을 실현했다.

라인하트의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결정 이상으로 읽힌다. 그녀는 2025년 호주 총선에서 보수 연립에 1억 호주달러 이상을 기부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왔고, 호주 정부의 우주청(Australian Space Agency) 예산 확대를 꾸준히 요구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SpaceX 지분 취득을 계기로 미국-호주 간 우주 협력 채널에서 발언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시드니 모닝헤럴드를 통해 제기됐다.

2000년대 초 중국의 철광석 수요 폭증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라인하트가 이제 그 자본을 우주 인터넷과 재사용 로켓으로 옮기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원자재로 쌓은 제국을 우주 경제라는 다음 패러다임의 좌석표로 교환한 셈인데, 이는 경기 순환에 취약한 자원 부국형 자본이 어떻게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준거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위성이라는 550km 상공의 인프라가 호주 내륙 광산의 통신 문제를 해결하는 구도 자체가, 21세기형 부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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