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사업에서 물러난 지 40년이 넘은 인텔이 다시 그 문을 두드리고 있어요. 과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한 HBM 판도에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
메모리 벽을 깨겠다는 인텔
인텔의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테크서지(TechSurge)’ 팟캐스트에 나와 메모리가 더 이상 단순한 범용 제품이 아니라고 했어요. 차세대 메모리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고도 덧붙였고, CPU와 메모리를 직접 쌓아 올리는 방식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어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AI 반도체는 연산 칩 자체의 속도만 높여선 성능이 잘 늘지 않거든요. AI 모델이 커지면서 처리할 데이터가 급증하는데, 연산 속도를 메모리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이른바 ‘메모리 벽(Memory Wall)’이 문제가 되고 있어요. 그래서 여러 장의 D램을 수직으로 쌓은 HBM이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거죠. 그 HBM 시장을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고요.
XBM과 ZAM, 두 갈래의 승부수
인텔이 준비 중인 차세대 메모리 기술은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XBM(Cross-Batch Memory)’으로, HBM의 복잡하고 비싼 패키징 구조를 개선하려는 구상이에요. 지금 HBM은 GPU와 메모리를 인터포저라는 연결판 위에 나란히 배치하는데, XBM은 칩 간 고속 연결 기술로 이 패키징 부담을 낮추자는 아이디어예요. 아직 특허로 개념이 공개된 단계라 구체적인 제품화 계획은 나오지 않았어요.
또 하나는 ‘ZAM(Z-Angle Memory)’이에요. D램을 수직으로 더 촘촘하게 쌓아 용량과 처리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이죠. 인텔은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사이메모리(SAIMEMORY)와 손잡고 상용화를 추진 중인데, 2027 회계연도에 시제품을 만들고 2029 회계연도에 상용화하는 게 목표예요.
여기에 지난 6월 영입한 이석희 수석부사장이 힘을 보태고 있어요. 전 SK하이닉스 CEO인 그는 인텔에서 첨단 패키징과 시스템 통합, 후공정 기술 개발·생산을 총괄하거든요. 메모리 최전선을 경험한 인물이 합류했다는 점에서 인텔의 메모리 의지가 단순한 연구 수준을 넘어선다는 해석이 나와요.
경쟁 구도는 어떻게 바뀔까
인텔은 원래 1970년대 초 상용 D램 ‘1103’을 내놓은 메모리 명가였어요. 1985년 D램에서 철수하고 CPU에 집중했지만, 낸드플래시는 SK하이닉스에 매각했고 옵테인 사업도 접으면서 지금은 메모리 대량 생산 기업이 아니에요. 그런 인텔이 다시 메모리 기술에 공을 들이는 건, 연산 칩과 메모리를 얼마나 가깝고 빠르게 붙이느냐가 곧 성능과 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인텔이 범용 D램 양산에 다시 뛰어든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메모리 기술을 핵심 사업 영역으로 키울 가능성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말이에요. 인텔의 움직임은 HBM 경쟁의 초점이 ‘누가 더 많이 쌓나’에서 ‘어떻게 더 가깝게 붙이나’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결국 이 방향의 기술 싸움을 피할 수 없을 거예요.
- 원문: 조선비즈 — 메모리 떠났던 인텔, ‘포스트 HBM’ 기술 노린다… 삼성·SK에 변수될까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8-19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