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오후, 텍사스 보카치카 스타베이스의 한 엔지니어가 태블릿을 들고 거대한 구조물의 설계 치수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가 올려다본 건 로켓이 아니었다. 길이 165피트(50미터)의 스타십 2단을 통째로 실어 멕시코만을 가로질러 플로리다까지 운반할 초대형 바지선의 도면이었다. 스페이스X 내부에서 ‘방주(Ark)’라고 부르는 이 선박은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스타베이스와 케이프커내버럴을 하나의 발사 네트워크로 묶는 연결 고리다.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뉴스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전용 바지선을 건조해 스타십을 텍사스에서 플로리다로 해상 운송하는 체계를 구축 중이다. 해상 구간은 약 1,500km로, 멕시코만을 가로질러 플로리다 해협을 우회하는 항로다. 이는 기존에 팰컨9 1단 부스터를 회수하던 자율 드론십과는 설계 목적부터 다른 전용 선박이다. 드론십이 착륙 플랫폼이라면, 이 바지선은 화물선에 가깝다.
이미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KSC)에는 ‘기가베이(Gigabay)’라 불리는 스타십 전용 조립·정비 시설이 건설 중이다. 플로리다투데이의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이 시설은 높이 115미터에 달하며, 스타십의 수직 조립과 정비가 가능하다. FAA는 이미 플로리다에서의 스타십 발사 활동을 승인한 상태다. 바지선이 투입되면 보카치카에서 제작된 스타십이 플로리다에서 발사되는 ‘듀얼 론치 사이트’ 체제가 완성된다.
SWOT 분석하자면, 플로리다 발사장은 적도에 더 가까워 정지궤도 위성 발사에 연료 효율이 높고, 동쪽으로 열린 광활한 해상 발사경로 덕분에 군사 위성 같은 국가안보 임무에 최적화돼 있다. 다만 허리케인 시즌(6~11월)의 날씨 리스크와 보카치카 대비 높은 발사 비용이 변수로 지적된다. 스페이스X 내부 소식에 정통한 NASASpaceflight.com은 “플로리다 발사는 연간 12회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스페이스X는 포트브라운스빌에서도 전용 터미널 확보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보카치카에서 생산된 스타십 부품과 완성체를 바지선에 선적하기 위한 복합 물류 거점이다. 현지 항만 당국과의 협상은 초기 단계지만, 스타십 제작과 발사, 운송이 모두 텍사스-플로리다 축을 따라 연결되는 ‘우주 실크로드’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업계에선 이 바지선이 연간 6~12회의 스타십을 플로리다로 운송할 것으로 추정한다. 첫 시험 운항은 스타십 V3의 다음 비행 일정과 연계해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며, 정기 운항은 2027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보카치카에서 플로리다까지의 해상 수송은 기상 조건에 따라 5~7일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필자가 보기에 이 바지선은 스타십이 실험 단계를 벗어나 운용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가장 물리적인 증거다. 팰컨9조차 성숙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스타십은 그보다 빠르게, 그리고 더 대담한 물류 인프라를 동원해 상업 발사 시장에 진입하려 한다. 배에 로켓을 싣는다는 발상이 진지한 공학 프로젝트로 이행되는 이 순간이, 스타십의 ‘프로토타입 시대’ 종언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 원문: San Antonio Express-News — Ark-like barge will haul SpaceX Starships to Florida
- 보조 출처: Florida Today — SpaceX’s Gigabay facility rises in Florida ahead of Starship launches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6-14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