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오후, 뉴욕타임스와 악시오스가 거의 동시에 타전한 속보 하나가 워싱턴 정가를 술렁이게 했다. 일론 머스크가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해 최소 1억 달러(약 1,380억 원)에서 최대 1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공화당에 쏟아부을 계획이라는 내용이었다.
뉴욕타임스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머스크가 설립한 ‘아메리카 PAC’은 유권자 등록 캠페인, 우편 투표 독려, 경합주 현장 조직 운영 등 공화당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자금을 집중할 예정이다. 악시오스의 단독 보도는 여기에 더해 머스크가 하원·상원 주요 경합주에 개인적으로도 상당액을 직접 기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BC 뉴스 역시 별도 소식통을 통해 “머스크가 중간선거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준비 중”이라고 확인했다.
포브스 추산 기준 머스크의 순자산은 약 1조 1,6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에 투입하는 1억~1억 2,000만 달러는 그에게 자산의 0.001% 수준이지만, 정치자금 시장에서는 의미가 다르다. 2022년 중간선거에서 전체 슈퍼PAC 지출 총액이 약 27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머스크 혼자서 전체의 0.4%에 해당하는 금액을 단일 PAC에 쏟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시기다. 이번 발표는 스페이스X의 IPO와 상장 직후 주가 급락이 맞물린 직후 나왔다. USA투데이는 사설에서 “스페이스X의 대규모 정부 계약 체결 직후 나온 정치자금”이라며 우연 이상의 연결고리를 의심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미 국방부·NASA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머스크는 과거 “정치에 너무 깊게 관여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그가 다시 전면에 나선 배경에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규제당국과의 마찰이 자리한다. SEC, FAA, EPA 등 여러 연방 기관이 테슬라·스페이스X·xAI를 상대로 제재·조사를 이어왔고, 머스크는 이를 “정치적 표적”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해 왔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이 자금이 경합주 판세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 쪽에서는 “억만장자 한 명이 선거를 좌우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초당파 싱크탱크 브레넌센터의 애널리스트는 “개인 한 명의 정치자금이 1억 달러를 넘는 시대가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머스크의 결정은 단순한 선거 지원 이상의 신호로 읽힙니다. 스페이스X가 공기업으로 전환된 지금, CEO의 정치적 행보는 주가·정부 계약·규제 환경이라는 세 개의 축을 동시에 움직입니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장악할 경우 머스크 기업들에 대한 연방 규제 압박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주주 가치로 직결됩니다. 정치자금 1억 달러가 단기적 ‘비용’인지 중장기적 ‘투자’인지는 11월 3일 밤에 판가름 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