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옵티머스에 대해 일부러 보수적으로 말하는 건 전략이다. 실제로는 훨씬 앞서 있다.” 테슬라 팬덤 사이에서 거의 정설처럼 회자돼 온 ‘4D체스’ 가설이다. 그런데 왜 지금, 그것도 프리몬트 파일럿 라인이 막 가동된 직후에 머스크가 정면으로 부정했을까.
머스크는 2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서 한 팬이 제기한 “테슬라가 옵티머스 생산 능력에 대해 의도적으로 낮춰 말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생산은 처음에 극도로 느릴 것(extremely slow at first)”이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대규모 제조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현실이라는 설명과 함께, 그는 “처음에는 한 달에 몇 대도 못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렉트렉은 이 발언을 두고 “팬덤이 믿고 싶어 하는 환상을 머스크가 직접 깼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이미 옵티머스 양산 능력을 은밀히 확보했으며, 적절한 시점에 깜짝 공개할 것이라는 내러티브를 CEO 본인이 정면으로 부정한 셈이다.
이 발언이 특히 주목되는 건 시점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주 프리몬트 공장 내 파일럿 생산 라인에서 초기 물량의 옵티머스 조립을 시작했다. 생산은 막 시작됐지만,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양산’ 단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머스크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지난 6월 에버코어ISI의 분석에 따르면 옵티머스 BOM(부품 원가)은 약 5만5천 달러로 추정되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지 않으면 대량 배치의 경제성이 성립하기 어렵다. 또한 5월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창업자 마크 레이버트가 “인간형 로봇이 공장에서 범용 노동을 수행하려면 최소 5~10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머스크는 과거 사이버트럭 양산 당시에도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을 수차례 강조하며 수년간 기대치를 관리했고, 실제로 첫 인도까지 4년이 걸렸다. 지금은 그 사이버트럭이 미국에서 10만 달러 이상 차량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 됐다. 옵티머스도 비슷한 궤도를 밟겠지만, 인간형 로봇의 생산 난이도는 픽업트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조차 10년 이상의 개발 끝에 최근에서야 파일럿 생산 단계에 진입했으며, 피규어AI와 1X 등 경쟁사들도 아직 실험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전체가 같은 벽에 부딪혀 있는 셈이다.
테슬라 팬덤이 기대하는 ‘2027년 공장 만 대 배치’ 시나리오는 머스크의 이번 발언을 감안하면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4D체스’ 가설은 설득력 있는 스토리였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지루합니다. 생산 능력을 숨기고 있는 게 아니라, 진짜로 아직 준비가 안 된 겁니다. 하지만 사이버트럭의 사례가 증명하듯, 머스크의 ‘느리다’는 고백이 반드시 ‘실패한다’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대치를 낮춘 상태에서 첫 마일스톤을 달성할 때 시장의 반응은 더 드라마틱하니까요. 다만 인간형 로봇은 자동차와 달리 안전 규제·노동법·사회적 수용성이라는 추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옵티머스의 진짜 적은 생산 속도가 아니라 규제의 벽일 수 있습니다.
- 원문: Electrek — Elon Musk shuts down ‘4D chess’ theory on Tesla Optimus production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7-03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