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거리로 나가라” 외친 밤, 벨파스트 불타고 27명 집 잃었대요

“오직 반복적으로, 그리고 크게 시위해야만 변화가 올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6월 9일 X에 올린 이 한 줄이 벨파스트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수단 출신 망명 신청자의 흉기 사건 직후, 머스크는 극우 운동가 토미 로빈슨의 시위 촉구를 공유하며 영국 전역의 집회 장소 리스트를 덧붙였다. 몇 시간 뒤 마스크를 쓴 무리가 이민자 거주지를 찾아다니며 집과 차량, 버스에 불을 질렀고, 27명이 하룻밤 사이 집을 잃었다.

사건의 발단은 6월 8일 밤 북부 벨파스트의 한 아파트 단지 앞이었다. 수단 출신 하디 알로디드(30)가 40대 남성 스티븐 오길비를 흉기로 찔러 왼쪽 눈을 실명시키는 중상을 입혔다. 범행 장면은 휴대전화로 촬영돼 온라인에 빠르게 퍼졌다. 토미 로빈슨이 이 영상을 공유하며 전국적 시위를 촉구했고, 머스크가 증폭시켰다.

이튿날 저녁 폭동은 이민자 밀집 지역을 덮쳤다. 복면을 쓴 이들이 문을 두드리며 외국인을 찾아다녔고, 화염병이 오갔다. 9세 아동을 포함한 가족이 랜드로버에 실려 탈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우간다 출신 요양보호사 2명은 이웃집이 불타는 동안 4시간 동안 집에 갇혀 있었다. 루마니아 가정의 우편함에는 불붙은 폭죽이 던져졌다.

영국 정치권은 즉각 반응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하원에서 “이 분열을 부추기는 자는 누구든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 안나 털리 의장은 머스크의 게시물을 “소름끼친다”고 표현하며 “그는 우리 지역사회에 살지 않는다. 위험하지도 않다”고 직격했다. 북아일랜드 법무장관 나오미 롱은 “벨파스트를 지도에서 찾지도 못할 온라인 해설자들”이 폭력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북아일랜드 사회민주노동당 클레어 해나는 이 폭력을 “인종 포그롬”으로 규정했다.

영국 정부는 온라인안전법 개정을 발표했으나 시행은 7월 중순 이후다. X에 대한 즉각적 규제 조치는 최소 두 달 이상 걸릴 전망이다. BBC 정치 담당 기자는 “소셜미디어가 거리 폭력의 촉매가 되는 패턴”이 사우스포트 사건 이후 반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논란 속에도 “문명이 무너지면 다른 건 아무 의미 없다”며 이민 정책을 겨냥한 글을 이어갔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사태가 단발적 정치 논란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스타머 정부와 머스크의 충돌은 한 달 새 두 번째다. X의 알고리즘과 머스크의 개인 계정이 영국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구도는 여름 내내 반복될 공산이 크고, 7월 온라인안전법 개정의 실효성이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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