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NPU, 공공 CCTV 1만 8천 대에 첫 진출

예전에는 CCTV 영상을 사람 눈으로 일일이 확인했어요. 한 명의 관제요원이 수백 개 화면을 동시에 봐야 했고, 발견은 항상 사고가 이미 터진 뒤였죠.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어요. 과기정통부가 11일 발표한 공공 CCTV AI 전환 계획을 보면, 국산 AI 반도체가 24시간 깨어서 위험을 먼저 감지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돼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올해 총 116억 8천만 원을 투입해 전국 공공 CCTV 1만 8,100여 대를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의 AI 지능형 관제 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어요. 경상남도와 울산광역시, 한국도로공사가 1차 사업 대상 기관으로 선정됐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장비 교체와 시스템 구축이 시작돼요.

참여 기업 면면을 보면 이 사업의 의미가 더 선명하게 다가와요. 리벨리온, 딥엑스, 모빌린트 같은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NPU 칩을 직접 납품할 예정이에요. 이들 기업은 그동안 ‘기술력은 글로벌 톱티어인데 정작 국내에선 대규모 레퍼런스가 없다’는 딜레마에 시달려 왔거든요. 이번 사업은 그 숙제를 풀어줄 첫 번째 실전 무대인 셈이에요.

CCTV가 국산 NPU의 첫 번째 대규모 시장으로 선택된 데는 아주 냉철한 이유가 있어요. 추론 연산에 특화된 NPU는 여러 개의 영상 스트림을 동시에 분석해야 하는 영상 관제 환경에서 최적의 효율을 발휘하거든요. GPU 기반 시스템과 비교하면 동일한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카메라 대수가 훨씬 많고, CPU 대비 객체 탐지 속도는 수십 배 이상 빠르다고 해요. 공공 CCTV라는 대규모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다는 점도 초기 시장 진입 장벽을 확 낮춰주는 요인이에요.

김은주 NIA 본부장은 시사저널e와의 인터뷰에서 “CCTV는 많이 설치돼 있지만 관제 인력이 부족해 실시간 관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AI가 영상 관제에 투입되면 산불·홍수 같은 재난 탐지는 물론이고 치매 노인의 이상 배회를 감지해 경찰에 자동 신고하는 복지 영역까지 활용 폭이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현장의 목소리도 비슷해요. 현재 대부분의 공공 관제센터에서는 관제요원 한 명이 수백 개의 CCTV 화면을 동시에 확인해야 하다 보니, 시스템이 실시간 예방 도구가 아니라 사고 발생 후 원인을 확인하는 사후 분석 도구로 전락한 경우가 많아요. AI 관제가 도입되면 산불, 홍수, 산업재해, 교통사고, 침입 탐지 같은 이상 상황을 자동으로 포착해 대응 골든타임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게 되는 거죠.

정부의 구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향후 5년간 공공 CCTV 5만 대 이상을 국산 NPU 기반 AI 관제로 순차 전환하고, 매년 참여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확대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이 제시됐어요. 5만 대 규모면 국산 NPU 기업들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으로 민간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임계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요.

이번 사업은 단순한 대규모 납품 건을 넘어서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요. 공공 부문에서 먼저 검증된 국산 기술이 민간으로 확산되는 패턴은 국내 ICT 산업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성공 방정식이거든요. 실제로 물류센터, 스마트팩토리, 교통 관제처럼 실시간 영상 분석이 필수인 산업 현장에서 국산 NPU 도입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벌써 감지되고 있어요. 공공 CCTV가 단순한 시범사업이 아니라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의 도미노 첫 패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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