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X 신용이 테슬라 두 단계 위, 머스크 “이해 안 가네요”

Baa1과 Baa3. 투자적격등급 안에서 불과 두 노치(notch) 차이지만, 머스크에게는 납득할 수 없는 격차였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스페이스X에 첫 투자등급 Baa1(안정적 전망)을 부여한 데 이어, 테슬라에는 두 단계 낮은 Baa3를 유지하자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그가 X(옛 트위터)에서 “이건 말이 안 된다(makes no sense)”고 지적한 것은 단순한 불만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세계 1, 2위 부호가 이끄는 두 회사의 신용도가 정반대 방향으로 평가되기 시작한 첫 사례다.

무디스의 논리는 명확했다. 스페이스X에 대해 “궤도 발사 시장의 압도적 선두주자”이자 “스타링크의 반복적 매출과 3,000억 달러 이상의 정부·상업 계약 백로그”를 근거로 Baa1을 제시했다. 수직계열화와 AI 인프라 부문의 신규 기회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테슬라의 Baa3에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로컬 업체들의 가격 압박, 그리고 사이버캡 등 신규 사업의 현금흐름 불확실성”이 반영됐다. 같은 사람이 이끄는 두 회사가 동일한 평가 프레임에서 2단계 차이로 갈린 것이다.

머스크의 반응은 19일(현지시간) X를 통해 나왔다. 그는 “테슬라는 역대 최고 마진, 역대 최고 잉여현금흐름, 역대 최저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무디스가 스페이스X는 높게 주고 테슬라는 낮게 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 발언은 스페이스X와 테슬라 간 합병 논의가 활발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았다.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테슬라 지분을 약 20%까지 끌어올렸고,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80~90%로 보고 있다.

신용평가 업계에선 이례적인 ‘CEO 직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신용평가사 임원은 “발행사 CEO가 다른 계열사와의 상대평가를 공개 비판한 사례는 오랜 경력에서 처음 본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스페이스X의 Baa1 등급은 IPO 직후 평가치고는 이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같은 날 스페이스X에 투자등급을 부여하며 ‘안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테슬라의 신용도가 시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주목할 지점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테슬라의 조달금리는 이미 투자등급 중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즉 시장은 무디스보다 테슬라의 신용도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머스크의 불만에는 어느 정도 시장의 동의가 깔려 있는 셈이다.

두 회사의 신용등급이 갈린 이 장면은 단순한 숫자 논쟁을 넘어 머스크 제국 안에서 어떤 사업이 ‘우량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프리즘입니다. 우주 발사와 위성 인터넷이라는 물리적 인프라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자동차보다 더 예측 가능하고 방어적인 비즈니스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가 ‘뉴 노멀’이 된 시대에, 로켓과 위성이라는 구식 산업이 오히려 더 높은 신용 프리미엄을 받는 역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이 격차를 합병을 통해 해소하려 할지, 아니면 테슬라의 신용도를 독자적으로 끌어올릴 전략을 택할지는 하반기 최대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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