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마이크론만 칭찬한 이유, 메모리값 폭리네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률은 올해 약 20%,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2028년 2,800억 달러까지 커진다. 이 전망이 담긴 게시물에 10월 14일(한국시간) 일론 머스크가 답글을 달았다. 특정 회사 하나를 이름으로 거론하면서다.

머스크는 X에 “마이크론은 미래 메모리 가격과 관련해 합리적이었다. 반면 다른 공급사들은 폭리 수준을 요구했다”고 적었다. 이어 “고객들은 이 상황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마이크론이 장기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기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이 발언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어떤 회사와 어떤 가격을 협상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의 X 게시물 화면

JP모건이 제시한 숫자

머스크가 답한 게시물은 JP모건의 메모리 시장 전망을 정리한 것이었다. JP모건은 메모리 공급 부족률을 올해 약 20%, 2027년 19%, 2028년 15%로 각각 추정했다. AI 산업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HBM 시장은 올해 약 640억 달러에서 2028년 2,800억 달러로 4배 이상 커진다는 전망이다.

공급 부족이 길어지면서 가격 협상력은 메모리 제조사로 넘어갔다. JP모건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장기 공급 계약 26건을 확보했고, 2027 회계연도 생산량의 75% 이상을 공급 계약으로 묶어 뒀다. 최근의 높은 가격 수준도 신규 계약에 반영되고 있다.

전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강 체제이고, AI 서버에 필수인 HBM 시장도 같은 구도다. 머스크가 마이크론만 이름으로 칭찬하고 나머지를 폭리라고 비판하자, 일부에서는 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머스크가 두 회사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만큼 특정 기업을 겨냥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격 상승은 소비자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D램을 비롯한 핵심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스마트폰과 PC 제조사의 원가가 올라 완제품 가격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흐름이다. AI 서버용 HBM과 범용 D램이 같은 생산 라인을 나눠 쓰는 구조에서, 서버 수요가 몰리면 범용 제품 공급이 줄어 가격이 함께 뛴다. 머스크가 지적한 폭리 논란의 배경에도 이 구조가 자리한다. 메모리 제조사 입장에서는 지금 높은 가격을 받아내는 편이 단기 이익에 유리하지만, 장기 계약을 서두르는 고객사는 공급 안정성을 우선해 다른 조건을 포기하게 된다.

배경에는 중국 변수

머스크의 메모리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그는 앞서 중국의 LPDDR5·LPDDR6 생산 능력 확대를 높이 평가한 직후 이 발언을 내놨다. 배런스는 머스크의 중국 칩 위협 언급이 마이크론 주가 하락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수요 측면에서 머스크 진영은 메모리의 대형 구매자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용 AI5·AI6 칩과 옵티머스에 메모리를 쓰고, xAI 계열은 엔비디아 H100 20만 장 규모로 확장한 콜로서스 슈퍼컴퓨터를 운영한다. HBM과 D램 가격이 오르면 이들 사업의 원가가 직접 밀린다.

배런스는 마이크론 주가가 계속 밀리는 와중에도 머스크가 마이크론의 선택을 두고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서울경제 영문판은 머스크가 마이크론을 칭찬하면서 다른 공급사를 비판한 배경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을 전하면서도, 근거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가격 협상력이 공급자로 완전히 넘어간 국면에서 최대 구매자 가운데 한 명인 머스크가 미국 내 유일한 HBM 공급사에 공개적으로 우호 신호를 보낸 것은 단순한 가격 불평이 아닙니다. 공급 부족이 길어질수록 고객 이탈 비용도 함께 커진다는 점을 먼저 읽은 마이크론이 장기 계약으로 락인 효과를 확보하는 사이, 가격을 끝까지 밀어붙인 공급사는 2027~2028년 협상 테이블에서 평판 부담을 안게 됩니다. AI 서버용 HBM4 세대 계약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고객사 다변화 여력이 어느 쪽에 남아 있느냐가 가격 사이클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올해 20%로 추정된 공급 부족이 실제로 2028년까지 이어지는지,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규 장기 계약에서 어떤 가격 조건을 택하느냐입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