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장비가 멈추면, 예전엔 상시 대기하던 기술 지원 인력이 곧바로 달려가 고쳐야 했습니다. 이제 삼성전자는 그 사람의 자리를 AI가 대신하도록 장비 협력사들에 주문을 넣기 시작했네요.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주요 반도체 장비 협력사와 AI 기능 강화를 위한 협의에 착수했습니다. 협의 대상에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ASML,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TEL), KLA 등 세계 상위 5대 장비사와 국내 핵심 협력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어요.

장비가 스스로 고장 신호를 내는 구조
삼성전자가 요구한 핵심 기능은 예지보전입니다. 장비에 붙은 센서가 진동과 온도, 전류 같은 상태 데이터를 쉬지 않고 읽어 들여 고장 징후를 미리 잡아내는 방식이거든요. 사람이 아파서 쓰러진 뒤에 병원을 찾는 대신, 몸 상태를 꾸준히 재서 이상 신호를 먼저 알아채는 것과 비슷합니다.
최근의 예지보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AI 분석을 묶어 고장 여부뿐 아니라 부품의 잔존 수명까지 예측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함께 내놓는 수준까지 왔어요. 삼성전자는 이 기능으로 정비 인력이 현장에 상시 대기하는 부담을 줄이고, 공정 품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사람이 직접 장비를 고치는 사후서비스(AS)를 최소화하는 무인화 역량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려는 목표가 깔려 있어요.
업계 관계자는 “장비 고장과 오류를 사전에 파악하고 사람이 직접 수리·보정하는 과정을 줄이기 위해 AI를 공정 장비에 탑재하길 요청했다”며 “장비사는 이 주문에 맞춰 삼성전자 생산 라인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불량 발생을 AI로 미리 예측하고 장비가 자체적으로 대응하는 인프라를 만들려는 시도라는 설명도 나왔어요.
납품 기본 요건이 될 수 있을까
반도체 라인에서 장비가 예고 없이 멈추면 수율이 흔들리고, 라인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리는 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반도체 회사들은 고장이 난 뒤 고치는 일보다 애초에 고장을 줄이는 쪽에 더 큰 돈을 씁니다. 삼성전자가 장비사들에 AI 탑재를 주문한 것도 같은 이유예요. 고장을 미리 잡으면 수리 인력과 부품 교체 비용이 함께 줄어들거든요.
장비 업계에 미칠 파급력도 작지 않습니다. 공정 불량 데이터를 학습해 예지보전 모델을 세우려면 장비 자체의 업그레이드가 필수여서, 삼성전자가 AI 예지보전을 장비 납품의 기본 요건으로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사람이 직접 조작하는 일을 줄이는 자동화 기능을 납품 기본 요건으로 내건 전례가 있어요. 협의 대상이 국내 장비·부품사까지 넓어지면, 개발 인력을 따로 확보하기 어려운 소규모 협력사에는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장비에 AI를 심는 일은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잘 모으고 다루느냐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설비 하나하나에서 나오는 신호가 쌓이면, 그 자체가 삼성전자의 제조 경쟁력을 떠받치는 자산이 되거든요.
이게 우리한테 뭐가 의미 있냐면요, 장비 협력사 입장에서는 기술 지원 인력 운용 같은 사업 전략까지 손봐야 하는 변화라 국내 장비·부품 생태계의 인력 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이 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장비사에는 AI 기능이 새로운 부가가치가 되면서 납품 단가와 서비스 계약 구조가 함께 움직일 여지도 생겼어요.
이번 변화는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얼마나 미세하게 새기는가’에서 ‘얼마나 오래 멈추지 않고 돌리는가’로 옮겨가는 신호로 읽혀요. 실제 성과는 협력사가 언제쯤 AI 탑재 장비를 양산 라인에 올리느냐에 달려 있고, 그 시점이 삼성전자의 차세대 공정 일정과 맞물리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정비 인력 없이도 라인이 스스로 버티는 수준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결국 한국 반도체의 원가 경쟁력을 가를 가능성이 커 보여요.
- 원문: 전자신문 — 삼성전자, 반도체 협력사에 “AI로 장비 고장·오류 사전 대응” 주문…장비업계 기술 전략 바뀌나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10-14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