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머스크 “인도 올리가르히, 스타링크 막고 있어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인도 국민에 대한 독점적 목줄을 유지하려는 일부 올리가르히(과점 재벌) 때문에 막히고 있습니다. 누군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이건 인도 국민에 대한 범죄입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7일 X에 이렇게 적었다. 스타링크의 인도 진출이 사실상 모든 준비를 마쳤는데도 최종 승인이 나지 않는 상황을 두고, 특정 통신 사업자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발단은 같은 날 열린 인도 최대 통신 행사 ‘인디아 모바일 콩그레스(IMC) 2026’이었다. 스타링크 사업운영 담당 로렌 드레이어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 시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투자했고, 서비스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인도 전역에 게이트웨이 20곳을 세웠고, 이용자 데이터를 인도 안에 보관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안 당국은 지난 4월 보안 요건을 승인했고, 정부는 지난달 위성 주파수 가격 체계까지 확정했다. 남은 것은 최종 허가와 주파수 배분뿐이다.

머스크의 인내심이 바닥난 배경에는 긴 지연의 역사가 있다. 스타링크는 2021년부터 인도 진입을 시도했지만 사전 예약금을 환불해야 했고, 허가를 수년째 기다렸으며, 위성 신청서가 한 차례 반려되기도 했다. 인도 통신시장은 소수 대형 사업자가 장악하고 있다. 그중 한 곳이 운영하는 Jio-SES는 인도에서 라이선스를 받은 세 곳의 위성 광대역 사업자 가운데 하나로 스타링크의 직접 경쟁자다. 업계에선 기존 지상망을 갖춘 이들 사업자가 인도의 강화된 보안 규정을 충족하기 더 쉽다는 점을 ‘홈 어드밴티지’로 본다.

아이러니도 있다. 2025년 Jio와 에어텔은 각각 스타링크 장비를 고객에게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머스크가 겨냥한 대상이 서류상으로는 그의 사업 파트너인 셈이다. 머스크의 발언은 스타링크의 미충족 수요를 부각하는 근거로도 쓰인다. 머스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X 계정이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인도에서 4G가 닿지 않는 마을이 1만1,256곳에 달했다. 인도 정부의 농촌 광대역 사업 바라트넷은 85만 루트km가 넘는 광케이블을 깔고 약 22만1,000개 그람 판차야트를 서비스 준비 상태로 만들었지만, 실제 접속점이 가동된 곳은 2026년 6월 기준 8만472곳에 그쳤다. 인구 14억 명의 접속 격차가 숫자로 드러난 대목이다.

스타링크의 아시아 전략과도 맞물린다. 스타링크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위성 1만5,000기 규모의 직접통신(D2D) 승인을 받았고, 에콰도르 영토의 82%를 커버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인구 규모와 성장 잠재력에서 아시아 최대 격전지다. 인도 진출이 지연될수록 스타링크의 글로벌 D2D 확장 속도도 함께 늦춰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인도 정부 입장에서는 위성 광대역 개방이 통신 주권과 안보 문제와 얽혀 있어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 반대로 스타링크 입장에서는 준비가 끝난 인프라를 방치할수록 투자 회수 시점이 밀린다.

이번 발언은 경쟁사 공격이라기보다 뉴델리를 향한 압박 카드로 읽힙니다. 머스크가 ‘올리가르히’라는 단어를 쓴 순간, 논쟁의 초점은 스타링크의 기술 우위에서 인도 정부의 인허가 속도로 옮겨갑니다. 이미 요건 심사가 끝난 만큼, 관건은 주파수 배분 시점입니다. 인도가 위성 광대역 시장을 언제 열지에 따라 14억 명 규모 통신시장의 판이 다시 짜일 수 있습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이번 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참석하는 IMC 개막과, 이후 정부가 내놓을 주파수 배분 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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