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다음에 우리가 손에 쥐게 될 기기는 무엇일까요. 퀄컴과 삼성전자, 구글이 그 답을 확장현실(XR)로 좁혀가고 있습니다. 세 회사가 반도체와 운영체제, 완제품으로 역할을 나눠 차세대 개인용 AI 시장에 동시에 뛰어들기로 했거든요.
마우이에서 나온 3자 공조
지아드 아스가르 퀄컴 수석 부사장 겸 XR·웨어러블·퍼스널 AI 본부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에서 웨어러블·XR 생태계 전략을 내놨습니다. 발표는 구글과의 합동 세션으로 진행됐고, 삼성전자는 핵심 디바이스 제조 파트너로 소개됐습니다.
역할 분담은 뚜렷합니다. 퀄컴이 연산과 AI 처리를 맡는 전용 칩셋을 대고, 구글이 자사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에 맞춘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얹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탑재한 하드웨어를 설계·양산해 완제품 생태계를 완성하는 구조죠. 20여 년간 스마트폰 시대를 나눠 온 세 회사가 이번에는 처음부터 한 팀으로 움직이는 셈입니다.
샤람 이자디 구글 XR 부문 부사장은 “제미나이 시대를 맞아 삼성, 퀄컴과 함께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스냅드래곤 XR2 2세대를 탑재한 삼성 갤럭시 XR이 가상 작업 공간과 고화질 엔터테인먼트, 3D 페인팅 같은 몰입형 환경을 제미나이와 함께 쓰는 그림이 공개됐습니다.
안경과 이어폰에도 AI를 심는다
기기 다변화 성과도 함께 나왔습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AR1과 AR1 플러스 플랫폼이 세계 최초로 멀티모달 1비트(1-bit) 모델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리스미얼(Prism-EMIL)과 협력해 메모리 사용량을 크게 줄인 덕분에, 무게가 가벼운 안경에서도 실시간 번역이나 시각 기반 어시스턴트처럼 무거운 AI 모델을 기기 안에서 돌릴 수 있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오디오 기기도 같은 방향으로 갑니다. 퀄컴은 같은 행사에서 ‘스냅드래곤 사운드 엘리트 2세대’ 플랫폼을 공개하며 AI 연산 성능을 전작 대비 최대 2배로 올리고, 전력 소비는 최대 40%, 칩 면적은 최대 30%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폰과 헤드폰이 단순히 소리를 듣는 도구를 넘어 사용자 상황을 읽고 먼저 말을 거는 비서 역할까지 맡는다는 구상입니다.
아스가르 부사장은 “퍼스널 AI를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삼성은 중요 파트너”라며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은 채 사용자의 시야와 음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진짜 개인화 AI의 기반이라고 짚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주머니 속 비서였다면, 안경은 옆에서 같이 보는 비서에 가까운 셈이죠.
관전 포인트는 ‘올해 말’
구글은 젠틀몬스터, 와비파커 같은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와 협력해 스냅드래곤 AR1 기반 지능형 안경을 올해 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의 비전 프로와 메타의 스마트 안경 사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지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세 회사의 역할 분담이 향후 XR 시장의 표준 구도를 정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번 발표는 국내 부품·제조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습니다. 완제품 주도권을 삼성전자가 쥔 만큼, 국내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광학 부품사들이 XR 세대의 첫 공급망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어요. XR 기기는 스마트폰보다 디스플레이와 센서 비중이 훨씬 높아서, 부품 단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크거든요.
관건은 시점입니다. 올해 말 스마트 안경 출시와 갤럭시 XR의 초기 판매 성적이 확인되는 내년 상반기가 이 동맹의 첫 성적표가 될 자리입니다. 세 회사가 만든 판이 스마트폰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결국 국내 부품 생태계가 얼마나 빠르게 준비 태세를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 원문: ZDNet Korea — “스마트폰 다음은 XR”…퀄컴·삼성·구글, 차세대 폼팩터 3자 연합 구축
- 보조 출처: ZDNet Korea — 퀄컴, ‘스냅드래곤 사운드 엘리트 2세대’ 공개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9-2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