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충청권에 240조 반도체 베팅…이재용 “시장은 전장”

240조 원, 25만 개. 오늘 오후 충청권에서 나온 두 숫자가 앞으로 10년 한국 반도체 지도를 다시 그리게 될 거라는 얘기가 나오거든요.

충청이 대한민국 반도체 심장이 된다

삼성과 SK가 7월 2일 충청권에 총 240조 원 규모의 초대형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현장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나란히 무대에 섰다.

삼성은 140조 원을 충청권에 쏟아붓는다. 삼성전자는 천안과 온양을 HBM(고대역폭메모리) 핵심 거점으로 키운다. 천안에 HBM 설비를 증설하고 온양에는 HBM 팹 5개 라인을 새로 구축하는 게 골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 스마트폰·IT용 OLED는 물론 XR·자동차·휴머노이드·웨어러블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삼성SDI는 천안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검증용 ‘마더라인’을 구축하고, 삼성전기는 세종을 AI 서버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 거점으로 육성한다.

SK하이닉스도 만만치 않다. 청주에 100조 원을 투자해 낸드플래시와 첨단 패키징 양 날개를 단다. 곽노정 사장은 “낸드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일정 규모 증설이 필요하게 됐다”며 구체적인 그림을 공개했다. M17 낸드 팹에 80조 원을 투입해 2027년 착공, 2029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첨단 패키징 강화를 위한 P&T7 라인에는 20조 원을 배정해 내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SK그룹 차원에서는 충청권에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전국적으로 15GW까지 단계적 확장도 추진한다.

“시장은 전장이다”

이날 행사장의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현재 시장은 전장과 같다”며 “AI 시대 승패는 소재와 부품, 장비가 좌우하며 이는 삼성의 미래와도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례적인 발언을 내놨다. “이재용 회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고 이병철 회장께서 1983년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하셨던 역사적 순간이 떠올랐다”며 “국민을 대표해 과감한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기업 회장의 결단을 고 이병철 회장의 ‘도쿄 선언’에 비유한 건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에요.

현장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박홍근 기획처 장관, 박수현 충남지사 등 내각과 지자체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확인시켰다.

업계에서는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HBM과 낸드, 디스플레이, 패키지 기판 수요가 동시에 폭증하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가 나온 점에 주목한다. 특히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가 본격 확산되면 낸드 수요는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뛸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25만 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숫자도 인상적이지만, 더 눈여겨볼 건 삼성과 SK가 충청권이라는 같은 권역에 동시에 베팅했다는 사실이에요. 이는 충청권을 대한민국 반도체 벨트의 새 축으로 삼겠다는 산업계의 공동 전략으로 읽히고, 앞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가 이 권역으로 빨려 들어가는 재편이 시작될 거라는 신호로도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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