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인 기술력과 사업성에 따른 결과입니다.”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가 기관 수요예측 직후 했던 말이다. 1,064개 기관이 몰리며 381.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해외 기관 26%는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까지 써냈다. 그로부터 보름이 채 지나지 않은 30일, 같은 기업의 주가는 코스닥 상장 첫날 40% 폭락하며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 1만2,000원이 7,200원으로 주저앉는 순간이었어요.
이날 스트라드비젼은 시초가부터 공모가를 10% 이상 밑도는 1만700원에 형성되더니 장중 내내 하락 압박을 받았다. 결국 가격제한폭까지 밀리며 거래를 마쳤다.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1,000억원 이상의 증거금이 몰렸던 열기와는 정반대의 풍경이다.
무엇이 이렇게 극적인 온도 차를 만들었을까요. 우선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의 38.39%로 묶인 덕분에 오버행 우려는 크지 않았다. 실제로 기관들의 자발적 거래제한 확약(록업)이 늘어나면서 시장에 풀리는 물량 자체는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문제는 ‘가격’에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모가 1만2,000원은 희망 밴드 최상단으로 결정됐다. 이미 밸류에이션 논란이 있었던 데다, 글로벌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조정을 받는 와중에 코스닥 입성 타이밍마저 꼬였다는 평가예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의 적정 가치를 평가할 마땅한 비교군이 국내에 없는 상황에서, 수요예측 때의 과열이 공모가를 실제 가치보다 높게 책정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트라드비젼은 현재까지 전 세계 500만대 이상의 양산 차량에 자사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가 스스로 차선과 보행자, 신호등을 인식하게 만드는 ‘눈’에 해당하는 비전 AI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이다. 현대차, 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및 티어1 부품사와의 양산 계약 파이프라인도 확보한 상태다. 라이다 가격이 여전히 높은 탓에 카메라 기반 비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올해 코스닥 IPO 시장은 전반적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앞서 상장한 해치텍도 첫날 공모가를 밑돌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기술주 조정 장세가 신규 상장주 전반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특히 자율주행은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규제 불확실성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날 주가 폭락은 국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아직 ‘옥석 가리기’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어요. 381대 1의 청약 경쟁률은 기술력보다 공모주 투기 심리가 앞섰다는 방증이고, 상장 첫날 하한가는 그 거품이 빠지는 과정으로 읽혀요. 다만 500만대 양산 실적과 글로벌 완성차와의 계약 파이프라인이 사라진 건 아니에요. 상장 첫날 충격이 기업의 본질 가치를 바꾸지는 않으니까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시장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스트라드비젼의 진짜 시험대는 앞으로 2~3분기 실적과 추가 수주 공시가 될 거예요. 상장 첫날의 충격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기술 기업의 장기 가치는 결국 제품과 계약이 증명하는 거니까요.
원문: 연합뉴스 — 스트라드비젼, 코스닥 상장 첫날 40% 급락 마감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6-30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