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10% 급감, 산업생산 두 달째 뒷걸음

두 자릿수 감소라는 숫자 하나가 오늘 아침 경제 뉴스를 장식했어요.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월 대비 반도체 생산이 10.0% 줄었고, 이 여파로 전체 산업생산은 0.3% 감소하며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어요. 투자도 0.1% 줄면서 생산·투자가 동반 하락했고, 그나마 소비만 0.1% 소폭 증가했어요. 4월에도 산업생산이 0.2% 감소했기 때문에, 2개월 연속으로 생산이 쪼그라든 셈이에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번 반도체 생산 감소는 ‘물량 조정’ 차원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에요. 1~4월까지 AI 수요 급증에 대응하느라 국내 반도체 공장들이 거의 풀가동 상태였는데, 5월 들어 재고 소진 속도가 둔화되면서 생산 라인을 일부 조정한 거죠.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전월 대비 8% 넘게 줄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제외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조정 폭이 컸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에요.

이 숫자가 더 눈에 띄는 건, 불과 하루 전 정부와 삼성·SK가 4,700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반도체·AI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라는 타이밍 때문이에요. 장기 투자 비전을 내놓은 바로 그 주에 단기 생산 지표가 꺾인 모양새라, 시장에선 “투자는 늘리는데 지금 당장 수요는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나오고 있죠. 하지만 이걸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어요. 반도체는 원래 사이클 산업이거든요.

2023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AI발 슈퍼 호황기에는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했어요. 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지금의 조정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 구간이라는 해석도 설득력 있어요. 신아일보와 뉴스핌도 “물량 조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보도했어요. 실제로 지난해 같은 달(2025년 5월)과 비교하면 반도체 생산은 여전히 18% 이상 높은 수준이에요.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아직 호황 국면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는 얘기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생산이 1.2% 증가했다는 사실이에요. 자동차가 3.4%, 기계장비가 2.1% 각각 반등하면서 반도체 쏠림에서 벗어난 산업 다변화 조짐도 포착됐거든요. 소비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도 긍정적인 신호예요. 서비스업 생산도 0.4% 늘면서 제조업의 빈자리를 일부 메워줬고요.

증권가의 반응은 엇갈려요. 신한투자증권은 같은 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9만원으로, SK하이닉스를 42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어요. 단기 생산 둔화보다 AI·HBM 중심의 중장기 수요에 베팅한 거죠. 반면 신영증권은 “AI 랠리 균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인도 등 주변부 시장에서부터 온기가 식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어요.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해석이 완전히 갈리는 장면이에요.

이번 지표는 단기적으론 숫자가 안 좋아 보여도, 중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기 직전의 과도기적 조정으로 읽을 수 있어요. 삼성과 SK가 앞으로 수년간 쏟아부을 천문학적 투자가 실제 생산 능력으로 연결되는 시점은 2027~2028년 이후인 만큼, 지금의 생산 둔화는 길게 보면 ‘사이클의 바닥 확인’ 구간에 가까워요. 다만 6월 지표가 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 3개월 연속 감소는 ‘일시적 조정’이라는 프레임을 넘어서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테니까요. 통계청의 다음 산업활동동향 발표일인 7월 31일이 평소보다 더 주목되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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