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족보행 휴머노이드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투자는커녕 대출조차 받기 힘든 잔혹한 현실 속에서 6년간 버텼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가 블로터 인터뷰에서 한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이 회사는 2024년 시드, 지난해 시리즈A에 이어 올해 가을 시리즈B 펀딩을 앞두고 있어요. 국내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생존’을 넘어 ‘스케일업’ 단계로 진입한 거죠.
에이로봇은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둥지를 튼 휴머노이드 전문 기업이에요. 엄 대표와 그의 남편인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CTO)가 20여 년간 쌓은 로봇 분야 내공을 바탕으로 2018년 설립했어요. 이 회사의 강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내재화했다는 점이에요. 휴머노이드 제조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는 구동기(액추에이터)를 100% 자체 설계·제작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라는 설명이에요.
에이로봇의 산업용 휠형 휴머노이드 ‘앨리스-M1’은 이미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어요. 올해 1월 CES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조선업 투입 휴머노이드 사례로 에이로봇을 직접 언급했을 정도예요. HD현대중공업 현장에서 화재 감시 및 진압 데모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덕분이죠. 엄 대표는 “고객사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고 있지만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눈물을 머금고 거절하는 주문이 많다”고 털어놨어요.
가격 경쟁력도 눈에 띄어요. 기성 부품을 조립하면 휴머노이드 가격이 1억5000만원을 훌쩍 넘지만, 에이로봇은 액추에이터 내재화를 통해 로봇 손과 엔비디아 젯슨 컴퓨터를 포함하고도 1대당 8000만원대를 책정했어요. 중국 유니트리 등이 3000만원대를 표방하지만 필수 옵션을 탑재하면 결국 1억30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에요.
에이로봇은 이번 시리즈B 투자금으로 자체 로봇 생산 공장을 짓고 ‘앨리스’ 대량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에요.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인근 부지에 올해 10월 착공, 내년 10월 완공이 목표예요. 엄 대표는 “2028년이면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승패가 판가름 날 것”이라며 “그때 제조업 현장에, 2030년에는 조선소 도크에 국산 휴머노이드가 실전 투입되어야 한국 제조업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어요.
에이로봇은 지난해 ‘AI 탑재 이족보행 휴머노이드의 산업현장 실증’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으며 제도적 장벽도 정면 돌파했어요. 조선소라는 극한 환경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만큼, 앞으로 건설·소방·물류 등 더 넓은 산업 현장으로 무대가 확장될 가능성이 커요.
최근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테슬라 옵티머스, 피규어AI, 유니트리 등이 경쟁하는 각축장이 됐어요. 그런데 에이로봇이 가진 차별점은 분명해요. 부품을 사서 조립하는 인테그레이터가 아니라 액추에이터부터 VLA AI까지 수직계열화한 ‘메이커’라는 점, 그리고 8000만원대라는 현실적 가격으로 조선·제조 현장에서 실제 납품 실적을 쌓고 있다는 점이에요. 한국의 제조업 강국 DNA와 로봇공학 인재 풀이 만나 휴머노이드라는 새 장르를 어떻게 빚어낼지, 에이로봇의 시리즈B가 그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거예요.
- 원문: 블로터 —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 \”‘모두를 위한 로봇’ 꿈, 현실로\”
-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6-20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