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나스닥 상장으로 단숨에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긴 SpaceX가 이번에는 2030년 연매출 1조 달러라는 숫자를 꺼내 들었다. 시총과 매출 모두 ‘조(trillion)’ 단위를 동시에 거론하는 기업은 기술사 전체를 통틀어도 애플과 엔비디아 정도였다. 이제 그 리스트에 로켓 회사가 추가된다.
머스크는 6월 15일(현지시간) 내부 타운홀에서 “SpaceX의 연간 매출은 2030년까지 1조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IPO 이후 첫 공식 석상에서 나온 이 발언은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상장사 CEO로서 시장에 던지는 첫 장기 가이던스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현재 SpaceX의 2025 회계연도 매출은 약 200억~250억 달러로 추정된다. 스타링크의 가입자 기반 확장(현재 약 500만 명)과 팰컨9 발사 서비스의 안정적 캐시플로우, 그리고 스타십의 상업 운용이 본격화되는 2027~2028년을 고려하면 연평균 60% 이상의 성장률을 5년간 유지해야 도달 가능한 수치다.
“1조 달러는 야심 찬 숫자지만, 스타링크만으로도 연 300억~500억 달러 매출이 가능하다는 게 월가의 중론입니다.”
골드만삭스는 IPO 직후 발간한 리포트에서 SpaceX의 TAM(총유효시장)을 발사 서비스 400억 달러, 위성통신 2,600억 달러, 우주 인프라 1,200억 달러로 추산하며 “2030년 시나리오가 과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해 스타링크의 B2B 매출과 정부 계약을 중심으로 한 2030년 매출 6,000억~8,500억 달러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 발언의 타이밍에 주목한다. IPO 첫 주를 갓 넘긴 시점에서 머스크가 굳이 ‘1조 달러’라는 상징적 숫자를 공개한 것은, 기관투자자들에게 “이 회사는 여전히 초기 성장 단계”라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로 상장 직후 기관 배정 물량 중 60% 이상이 롱온리 펀드로 유입됐고, 캐시 우드의 Ark Invest는 첫날에만 5억 달러 이상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스타십이 2027년 상업 발사에 돌입하면 발사당 수익 규모가 팰컨9 대비 10배 이상으로 뛰고, 스타링크의 레이저 백홀 네트워크가 완성되면 전 세계 인터넷 백본 시장을 직접 교란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전망의 근거다.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스타십과 xAI의 통합 시나리오)까지 고려하면, 1조 달러는 우주 경제의 ‘1차 관문’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현실적인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스타십의 반복적인 발사 지연, FAA의 환경 규제 강화 움직임, 그리고 스타링크 주파수 간섭을 둘러싼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차원의 규제 논의는 성장 경로의 주요 변수다. 또 $135로 상장한 주가가 이미 프리미엄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어, 매출 성장이 기대치를 밑돌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 폭도 클 수 있다.
머스크의 이번 발언을 단순한 ‘머스크식 과장’으로 치부하기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분기별 실적 발표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가 따라붙는 상장사 CEO로서, 그가 던진 1조 달러는 시장이 앞으로 5년간 SpaceX를 평가할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장사 최고경영자가 ‘트릴리언 달러 매출’을 공식 석상에서 입에 올린 순간, 그 숫자는 더 이상 사적인 야망이 아니라 주주에게 약속한 공적 목표가 됩니다. 시장은 이제 그 1조 달러를 향한 분기별 진척도를 집요하게 추적할 것입니다.
- 원문: Reuters — Musk says SpaceX could bring $1 trillion in revenue by 2030
- 보조 출처: MarketWatch — Elon Musk makes sky-high trillion-dollar forecast for SpaceX revenue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6-15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