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 캐패시터 양산, 부품 판도가 달라졌네요

경기도 수원 삼성전기 중앙연구소. 한 엔지니어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건 쌀알 10분의 1 크기의 작은 부품이다. 이 부품 하나가 10만 원짜리 AI 가속기에 들어가면, 순간 전압 강하로 인한 연산 오류를 원천 차단한다. 지난주부터 이 작은 부품의 양산 라인이 풀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기가 AI 반도체용 실리콘 캐패시터 양산을 본격화한 것이다.

삼성전기는 14일 AI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실리콘 캐패시터의 양산 체제를 공식화하며 ‘AI 토털 설루션 공급자’로 도약을 선언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AI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노이즈를 제거하는 초소형 부품이다. AI 반도체의 소비 전력이 기존 대비 3~5배로 치솟으면서, 순간적인 전력 변동을 잡아줄 이 부품의 수요도 함께 폭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번 양산 체제 전환으로 기존 주력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실리콘 캐패시터를 더한 ‘3종 패키지’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연합뉴스는 이날 “AI 슈퍼사이클 효과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경향신문은 “반도체 부품사도 AI발 실적 훈풍”이라며 올해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매출만 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실리콘 캐패시터 글로벌 시장은 2025년 약 8억 달러(1조 1천억 원)에서 2028년 25억 달러(3조 5천억 원)로 연평균 45%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이 시장에서 현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AMD,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빅테크 고객사에 대한 공급이 이미 시작됐고, 차세대 HBM4 패키지에도 실리콘 캐패시터 탑재가 표준화될 가능성이 높아 추가 성장 여력이 크다.

이날 블로터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AI 반도체의 전력 소모와 순간적인 전력 변화가 커지면서, 반도체 패키지 안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노이즈를 줄이는 부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존 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실리콘 캐패시터를 더한 토털 설루션으로 AI 반도체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 역시 “삼성전기가 AI 시대 핵심 제품인 실리콘 캐패시터의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며 이 소식을 조명했다.

경쟁 구도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의 무라타·TDK도 실리콘 캐패시터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지만, 현재 양산 라인을 가동 중인 업체는 삼성전기가 유일하다. TSMC의 CoWoS(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 첨단 패키징이 2028년까지 실리콘 캐패시터를 표준 부품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발주자인 삼성전기의 입지가 더 단단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이 부품 하나로 삼성전기가 AI 패키징 생태계에서 TSMC와 대등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하 안나영의 개인 의견입니다) 어쩌면 이 작은 부품이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숨은 효자 종목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HBM과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가 AI 반도체 주인공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런 소재·부품 레이어에서도 한국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거든요. 특히 실리콘 캐패시터는 MLCC와 달리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추격하기 어려운 미세공정 기술이 필요해 삼성전기의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아요.

물론 리스크도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AI 투자가 조정을 받으면 실리콘 캐패시터 수요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하지만 AI 반도체 시장이 구조적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점, 그리고 TSMC·인텔·삼성 파운드리가 모두 첨단 패키징에 실리콘 캐패시터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조정 이상의 장기 호재가 더 설득력 있다. 삼성전기가 이 작은 부품 하나로 ‘AI 인프라 전선’에서 또 하나의 축을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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