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7,700억 달러. 750억 달러. 1조 달러.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이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숫자들을 쏟아내는 동안, 정치권에선 이 숫자들을 정면으로 겨냥한 독설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스페이스X는 6월 12일(현지시간) SPCX 티커로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 총 조달 규모 750억 달러(약 108조 원)로 사우디 아람코의 294억 달러를 두 배 이상 넘어서는 사상 최대 IPO다. 이날 종가 기준 머스크의 순자산은 스페이스X 지분(약 42%, 평가액 7,400억 달러)과 테슬라 지분 등을 합쳐 1조 달러를 돌파, 인류 최초의 트릴리어너가 됐다.
상장 이튿날인 13일,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크(Robert Reich)는 자신의 서브스택에 「Musk’s Galactic Ripoff」(머스크의 은하급 사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다. 라이크는 이 글에서 스페이스X IPO를 두고 “우주 최대의 폰지 사기(the universe’s largest Ponzi scheme)”라고 직격했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스페이스X는 NASA·국방부와의 정부 계약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받아 성장했고, 규제 완화와 감세 정책 아래 IPO로 민간 자본까지 끌어모았다. 하지만 그 수익은 극소수에게 집중되고, 일반 납세자는 “좋든 싫든 그 대가의 일부를 치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같은 날 애덤 시프(Adam Schiff) 하원의원도 가세했다.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소속인 시프는 CNBC와 벤징가를 통해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머스크가 트릴리어너가 된 것은 부패한 시스템(corrupt system)의 결과”라며 “이것은 미국 역사상 가장 부패한 정권”이라고 맹비난했다. 더힐(The Hill)은 시프의 이 발언을 두고 “머스크를 1조 달러 부자로 만든 시스템을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머스크의 부를 풍자한 대형 풍선 인형 시위가 열렸고, MSN의 보도에 따르면 일부 시민단체는 “2조 달러짜리 우주 회사가 길거리 노숙자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업계에선 이번 정치권 비판이 단순한 포퓰리즘을 넘어, ‘테크 빌리어네어 과세’ 논쟁의 새 국면을 열었다고 본다. 스페이스X의 2025년 매출 220억 달러 중 70% 이상이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라이크가 지적한 “정부 의존에서 민간 독점으로의 전환” 프레임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월가의 한 세제 전문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1조 달러는 실현되지 않은 주식 가치가 대부분이지만, 정치권은 이미 ‘트릴리어너 과세’를 2028년 대선 의제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일관평의 시각
(이하 필자 의견) 라이크의 ‘폰지 사기’ 비유는 수사학적으로 과격하지만, 핵심에는 무시하기 어려운 질문이 들어 있다. 스타링크 주파수와 NASA 발사 계약이라는 공공재 위에서 성장한 기업이 IPO로 사적 이익을 극대화할 때, 그 공공 기여의 ‘정산’은 어디서 이뤄지느냐는 것이다. 시프의 ‘부패한 시스템’ 발언은 지나치게 정치적이지만, IPO 로드쇼 기간 중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이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스페이스X의 상장은 단순한 기업 이벤트가 아니라, 21세기 자본주의의 부의 집중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고 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7월 중순으로 예정된 상장 후 첫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의회 차원의 ‘초거대 기술기업 과세 특별위원회’ 구성 여부다.
- 원문: Robert Reich / Substack — Musk’s Galactic Ripoff
- 보조 출처: Benzinga — Adam Schiff Slams ‘Corrupt System’, The Hill
- 작성: sw4u 8시뉴스 일관평 / 2026-06-14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