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에 반도체 균형”…삼성 “모르는 일”

“호남에 좀 더 균형을 맞춰야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던진 한 마디예요. 바로 다음 날인 9일, 삼성전자 신규 반도체 공장을 호남에 유치하기 위한 정부 주도 회의가 이달 말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의 ‘균형’ 발언이 곧바로 구체적 행보로 연결된 셈이죠.

정부가 직접 나선 ‘호남 반도체’ 카드

현재 대형 반도체 공장은 평택, 화성, 용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요. 정부 주도로 호남 지역에 반도체 팹 설립을 논의하는 건 사실상 처음입니다. 투자 후보지로는 군 공항 이전이 추진되는 광주광역시와 전남 장성 일대 첨단3지구가 거론되고 있어요. 계획이 현실화하면 최소 수조 원대 투자가 호남권에 이뤄지게 됩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를 7대 핵심 전략 중 하나로 내세웠죠. 구미(소재·부품), 부산(전력반도체), 광주(첨단 패키징)로 구성된 특화 클러스터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에요. 6·3 지방선거에서도 ‘삼성 반도체 공장 유치’는 단골 공약이었고, 민형배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은 당선 후 1년 내 10조 원 이상 규모 반도체 시설 유치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반응은 싸늘

하지만 반도체 업계 반응은 냉랭합니다. 반도체는 고도의 기술 집약 산업이라 석·박사급 설계 인력과 숙련 엔지니어가 필수인데, 수도권을 살짝 벗어난 충청권조차 인재 확보에 애를 먹고 있거든요.

더 큰 문제는 생태계입니다. 반도체는 설계(팹리스), 제조(파운드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패키징(후공정) 기업들이 한곳에 모여야 시너지가 나요. 글로벌 경쟁국들은 국가적 역량을 한곳에 집적하는 전략을 쓰는데, 정치적 논리로 생산기지를 분산하면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에요. 앵커 기업이 호남에 가더라도 협력업체 수백 곳이 물류비와 인력난을 감수하며 동반 이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도 이날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어요.

정치와 산업, 누가 이길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는 별개로 호남에 패키징 중심 시설을 추가하는 안이 유력하게 점쳐지지만, 업계의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에요. 이재명 대통령이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달 말 정부 회의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정치적 의지와 산업적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는 아직 누구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네요.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06-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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