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AI 융합연구 공모, GPU와 LLM 지원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수십 년 쌓아둔 연구데이터에 AI를 붙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정부가 그 실험에 GPU와 모델, 멘토까지 얹어주기로 했습니다. 답은 연구실마다 다르겠지만 조건은 하나로 정해져 있어요. 출연연이 주관하고 산·학·연이 함께 손을 잡아야 합니다.

AI 융합연구사업 공모
출처: 전자신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국가과학AI연구센터(NAIS)는 2026년도 NAIS AI 융합연구사업 Seed형 신규과제를 내달 20일까지 공모한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출연연이 축적한 연구데이터·인프라·전문지식에 산·학·연의 AI 개발 역량을 결합해 도메인 특화 AI-ready 연구자산을 만들고, 이를 과학기술 연구현장으로 퍼뜨리겠다는 구상입니다.

Seed에서 실증까지, 1+1 구조

사업은 두 단계로 돌아갑니다. 씨앗 단계인 Seed형에서 가능성을 검증한 과제를 실증형으로 연결하는 1+1 단계형 구조입니다. 주관 연구개발기관은 출연연(부설기관 포함)이어야 하고, 기업·대학·연구기관 등 산·학·연 기관 1곳 이상이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사업 규모보다 눈에 띄는 건 조건입니다. 출연연 단독으로는 신청할 수 없고, 기업이나 대학이 반드시 함께 들어와야 합니다. 연구실 안에서 끝나는 성과가 아니라 현장으로 옮길 수 있는 자산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조건에 박아둔 셈이죠.

지원 내용도 눈에 띕니다. 선정 과제에는 NAIS가 AI 전문가 멘토링과 GPU 등 AI 연구자원을 대주고, 공통 AI 모델과 거대언어모델(LLM), API 활용 환경까지 제공합니다. 연구에서 나온 AI-ready 연구자산은 NAIS의 과학AI 통합 플랫폼(AI-OS)에 등록해 공유하고, 공개 가능한 성과는 연구현장으로 확산합니다. 참여를 원하는 연구자는 소속 출연연의 연구관리부서를 통해 신청하면 됩니다.

왜 출연연이 먼저인가

출연연에는 다른 곳에 없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수십 년간 쌓은 실험 데이터와 장비, 한 분야를 오래 파고든 연구자의 노하우 같은 것들이죠. AI 성능은 결국 데이터의 질과 양에서 갈리는데, 이 자산은 민간 기업이 단기간에 만들 수 없는 종류입니다. 다만 데이터가 있다고 바로 AI가 되는 건 아닙니다. AI가 읽을 수 있게 정리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다리 역할을 산·학·연 공동연구로 하겠다는 게 이번 사업의 설계입니다.

기관장들의 발언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유용균 NAIS 센터장은 Seed형에서 가능성을 검증한 우수과제를 실증형으로 연계하고, AI-ready 연구자산이 AI-OS를 통해 축적·활용되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식 NST 이사장은 AI가 과학기술 연구의 속도와 방식을 바꾸는 상황에서 출연연이 축적한 도메인 역량을 재사용 가능한 AI 연구자산으로 전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공모는 정부 AI 지원이 모델 개발 경쟁에서 연구 자산의 재활용으로 축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GPU를 나눠주는 사업은 많지만, 어떤 데이터를 어떤 형태로 남겨 다음 연구자가 다시 쓰게 할지까지 설계에 넣은 사업은 드물거든요. 비슷한 과제가 쏟아지거나 등록만 되고 쓰이지 않는 자산이 나온다면 이 구조의 값어치도 다시 따져야 합니다. 내달 20일 접수를 마감한 뒤 어떤 분야가 1호 과제로 올라오는지, 그리고 Seed형 과제가 실증형으로 실제 연결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가 이 사업의 방향을 가늠할 첫 숫자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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