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지금, 360조 청사진을 꺼냈을까
삼성전자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의 그림을 시민들 앞에 펼친 건 단순한 축제 홍보가 아닙니다. 첫 팹 가동 시점을 1년 앞당긴 일정표와 360조원 투자 계획이 같은 자리에서 공개된 배경에는, 곧 닥칠 공정 착공과 지역사회 설득이라는 두 가지 계산이 깔려 있거든요.
삼성전자는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용인 사이버 과학축제’에 참가해 ‘반도체와 지역이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전시를 운영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매년 약 4만명이 찾는 지역 대표 과학행사에서 회사는 투자·고용 효과와 에너지·수자원 활용 방안을 한자리에 공개했어요.

전시의 첫 축은 국가산단 청사진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단에 약 360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산단이 조성되면 삼성전자 외에 소재·부품·장비와 팹리스 기업 70여곳이 들어설 전망이고, 약 160만개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죠. 첫 팹 가동 시점은 당초 2030년 하반기에서 약 1년 앞당긴 2029년 하반기로 조정됐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달 30일 1공구 조성공사 사업자 선정을 끝내면서, 당초 계획보다 2개월 빠른 이달부터 본격 착공에 들어갈 수 있게 됐어요.
두 번째 축은 에너지였습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해 짓는 열병합 발전소의 전기와 열을 산단뿐 아니라 아파트, 병원, 학교, 체육·복지시설 등 지역사회에도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세 번째는 물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를 고도 정화한 뒤 공업용수로 다시 쓰는 사업을 추진 중이에요. 반도체 산단은 공장 몇 동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전기와 물, 도로를 함께 끌어와야 하는 작은 도시급 인프라를 짓는 일에 가깝습니다.
지역과의 접점도 챙겼습니다. 전시장에서는 반도체 사업장 인근 수생태계 복원을 상징하는 수달 캐릭터 ‘달수’를 활용한 퀴즈와 포토존, 반도체 팝업북 조립 체험도 운영했어요. 대규모 산단을 짓는 회사가 먼저 다가가 ‘우리 지역의 이야기’로 풀어내려 한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산단이 지역의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구체적 수치로 제시하는 데 무게를 실었습니다. 360조원 투자와 70여개 협력사 입주는 단순한 기업 계획을 넘어 경기 남부 전체의 산업 지형을 바꿀 변수로 꼽힙니다.
업계에서는 팹 가동 시점이 앞당겨진 배경으로 글로벌 메모리 수요와 정부의 산단 조성 속도전을 함께 봅니다. 용인에는 이미 ASML,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사가 둥지를 틀며 생태계가 빠르게 집적되고 있어요. 삼성전자의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같은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점도 이 지역만의 특징입니다.
이번 변화는 삼성의 설비 투자 경쟁이 얼마나 많이 짓느냐에서 얼마나 빨리 가동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2029년 하반기라는 숫자는 단순한 일정표가 아니라,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는 시점에 맞춰 생산 능력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보이거든요. 다음 관전 포인트는 이달 착공 이후 소재·부품·장비 협력사 입주가 실제로 얼마나 빨리 이어지는지, 그리고 에너지·용수 인프라가 지역사회와의 약속대로 조성되는지입니다.
원문: 전자신문 — 삼성전자 ‘2026 용인 사이버 과학축제’ 참가…용인 국가산단 청사진 제시
작성: sw4u 9시뉴스 안나영 / 2026-10-04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