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다큐, 유니버설이 개봉 포기한대요

베네치아영화제에서 관객이 5분간 박수를 보내고 “고맙다”고 소리친 작품인데도, 배급사는 개봉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 왜 지금 유니버설 픽처스는 3년 전 사들인 다큐멘터리 한 편의 국제 배급을 망설이고 있는가.

알렉스 기브니의 머스크 다큐멘터리

상영은 됐지만 날짜는 없다

문제의 작품은 알렉스 기브니 감독이 만든 4시간 분량의 일론 머스크 다큐멘터리다. 이달 초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호평을 받았고, 미국에서는 독립 배급사 블리커 스트리트를 통해 극장 개봉이 예정돼 있으며 다음 달 런던영화제 상영도 잡혀 있다. 그러나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 판권을 보유한 유니버설 픽처스는 개봉일을 확정하지 않았고, 제작진에 계획을 알리지도 않았다.

할리우드 리포터가 접촉한 정통한 소식통 두 명은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유니버설이 결국 개봉하지 않고 판권을 제작진에 반환하는 쪽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니버설 대변인은 개봉 계획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계약 구조상 개봉하지 않을 경우 유니버설은 제작진에 킬피(kill fee)를 지급해야 하고, 판권이 돌아온 작품은 다시 팔릴 수 있다.

정치적 풍향과 이미지 관리

배경에는 정치적 민감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 불편해할 수 있는 인물을 다룬 작품을 코맥스 계열 스튜디오가 국제 시장에 직접 유통하는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미디어 기업의 유사한 사례가 이어졌다. 아마존은 샘 올트먼의 오픈AI와 사업 관계를 맺는 시점에 다큐멘터리 ‘아티피셜’ 개봉을 접었고, ABC뉴스와 파라마운트·CBS뉴스는 각각 트럼프 행정부와의 소송에서 수백만 달러를 지급하고 합의했다.

작품을 둘러싼 갈등은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베네치아 상영 직후 법률 대응이 오갔고, 제작 과정의 비공개 조건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져 왔다. 배급을 둘러싼 이번 상황은 그 연장선에 있다.

남은 숫자와 다음 관문

개별 국가 배급사들은 이 작품에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유니버설이 판권을 놓으면 새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제작진은 같은 작품으로 두 번의 판매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미국 개봉은 블리커 스트리트가 맡고 있어 작품 자체가 묻힐 가능성은 낮다.

국제 세일즈 시장의 온도차도 변수다. 베네치아와 토론토에서 연이어 상영된 4시간짜리 작품은 각국 배급사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미 판권이 정리된 작품이라는 이유로 접근이 막혀 있었다는 것이 할리우드 리포터의 설명이다. 유니버설이 판권을 반환하면 새 입찰이 열릴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작품의 국제 배급 창구는 스튜디오가 아니라 독립 세일즈 에이전트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번 결정은 작품의 품질 문제가 아니라 배급 시장의 정치적 위험 계산이 콘텐츠 가치보다 앞선 사례로 읽힙니다. 스튜디오가 검증된 화제작을 놓고 이해관계를 따지는 순간, 독립 배급과 국제 세일즈 시장의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유니버설의 최종 결정 시점과, 판권이 반환될 경우 어느 배급사가 어느 시장에서 먼저 날짜를 잡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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