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튼, IPO 주관사로 미래에셋·NH투자증권 선정했어요

왜 지금 상장 채비인가

국내 AI 서비스 기업이 자본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시점은 대개 두 갈래에서 갈립니다. 투자금이 마르기 전에 나가는 경우와, 성장 곡선이 꺾이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 나가는 경우죠. 뤼튼이 택한 쪽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각각 선정했다고 23일 밝혔어요. 이달 초 IPO 추진을 공식화한 뒤 약 3주 만에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한 겁니다. 회사는 세부 협의를 거쳐 내년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규모부터 짚어보면 이렇습니다. 뤼튼은 지난 8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고, 누적 투자액은 약 2,300억원에 이르렀어요.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넘겨 국내 AI 서비스 분야 스타트업 최초로 유니콘 반열에 올랐습니다. 국내 AI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긴 사례가 그전까지 없었다는 뜻이죠.

뤼튼이 내세우는 성장 근거는 해외 매출입니다. 이세영 뤼튼 대표는 “글로벌 서비스가 해외 매출을 국내 매출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상장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AI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AI 기업으로 더 높게 도약하겠다”고 말했어요.

주관사 쪽 시각도 비슷합니다. 미래에셋증권 김진태 IPO 본부장은 “뤼튼은 AI 서비스 분야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독보적인 시장 경쟁력을 입증해왔다”며 “J커브 성장 흐름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상장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증권사가 매출이 아니라 성장 곡선 자체를 상장 논리로 앞세운 셈이에요.

앞단을 보면 국내 AI 기업들의 상장 움직임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었어요. AI 반도체와 모델 기업들이 잇달아 자본시장 진입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뤼튼이 서비스 기업으로는 가장 앞선 사례가 됐습니다. 그만큼 국내 AI 산업에서 ‘돈을 버는 단계’에 들어온 기업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습니다.

주관사 구성도 눈에 띕니다. 대표 주관사 한 곳에 공동 주관사를 붙이는 방식은 상장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을 때 자주 쓰이는 구성이에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모두 IPO 실적 상위 증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뤼튼이 상장에서 노리는 눈높이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동안 국내 AI 상장 논의는 반도체·부품 기업 쪽이 주를 이뤘는데, 소비자를 상대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절차에 들어온 건 이례적이에요.

쟁점은 남아 있습니다. 상장 이후에는 분기마다 성장률과 비용 구조를 공개해야 하거든요. AI 서비스는 모델 사용료와 서버 비용이 매출과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 투자자들이 보게 될 건 매출 규모보다 남는 몫입니다. 글로벌 서비스 비중이 높다는 점은 성장의 근거인 동시에 환율과 규제 변수에 노출된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번 변화는 국내 AI 스타트업 생태계가 엑시트(투자금 회수) 경로를 코스닥 밖에서도 찾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혀요. 뤼튼의 상장 절차는 내년 예비심사 청구를 기점으로 구체화될 예정이고, 그때 제시되는 실적 지표가 다음 AI 기업들의 몸값 기준선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 AI 산업이 자본시장과 본격적으로 맞물리는 첫 사례를 지켜보게 된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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